[CEO핫라인] 경영도 E=MC²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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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E(역량)=M(자원)×C(속도)2'

김반석(사진) LG화학 사장이 내건 '스피드 경영' 공식이다. "속도가 두 배가 되면 역량은 네 배 증가하지만 속도가 절반이 되면 역량은 4분의 1로 줄어든다"는 뜻이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 나오는 유명한 방정식 'E(에너지)=M(질량)×C(빛의 속도)2'을 응용해 새 경영론을 만들어낸 것이다. 김 사장은 LG화학 사보 8월호 'CEO메시지'에 이 공식을 소개하면서 전략 실행 속도와 조직 혁신 속도를 두 배로 올리는 스피드 경영에 전 구성원이 참여해 줄 것을 역설했다. 그가 '스피드 경영론'을 들고 나온 것은 고유가 지속 등으로 석유화학 업계의 경영환경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현재의 변화속도로는 목표 달성이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석유화학 경기가 지난해 1분기를 정점으로 둔화되면서 2010년까지 부진할 것으로 전망돼 정보전자 소재 사업도 가격인하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며 임직원에게 '위기의식'을 공유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스피드 경영의 목적은 단기 비용절감이 아니라 ▶석유화학 부문 성장축 재설정▶정보전자 소재 부문 성장동력 강화▶전지사업 정상화▶산업재 부문 혁신 가속화▶연구.개발(R&D) 성과창출 가속화 등 5대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중장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안타깝게도 우리는 2002년 이후 매년 사업계획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며 "스피드 경영의 4개 키워드인 ▶남보다 먼저(Early) ▶빨리(Fast) ▶제때(On Time) ▶실시간(Real Time)을 철저히 실천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LG화학은 지난 7월 현재 17%인 정보전자 소재 부문 매출 비중을 30%까지 끌어올리는 등 변화의 속도를 높여 2010년 매출 13조원을 달성한다는 중장기 비전을 발표했다.

임장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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