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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지하 핵실험 준비하는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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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북한이 최근 지하 핵실험을 위한 준비 활동에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정부의 한 소식통이 18일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소식통은 "통신을 감청한 결과 그런 움직임을 포착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핵실험 예상지는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북쪽의 산악지역으로 알려졌다. 이곳에는 1958년 옛 소련의 지원으로 세운 핵 훈련센터가 있으며, 북한은 90년대 말부터 터널공사를 해 온 것으로 정보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다른 관계자는 "북한은 지난달 길주군 주민에게 소개령을 내린 것으로 안다"며 "이는 지하 핵실험 후 방사능이 흘러나올 가능성에 대비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ABC.CNN방송도 17일(현지시간) 비슷한 내용을 보도했다. 길주군 풍계역 외곽에서 수상한 트럭들이 이동하는 모습이 미 정보기관에 잡혔다는 것이다. ABC방송은 "대형 케이블 뭉치가 트럭에서 내려지고 있는 것도 확인됐다"며 "이 케이블은 핵무기 실험 때 지하 실험장과 외부의 관측장비를 연결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런 정보는 지난주 백악관에도 보고됐다고 ABC는 덧붙였다.

그동안 미국은 정찰위성으로 길주군을 비롯해 핵 실험장이 있는 곳으로 추정되는 지역의 사진을 찍었고, 한국은 통신 감청 등을 통해 첩보를 수집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수집된 첩보에 따르면 다른 핵실험 준비 징후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무부 고위 관리는 "북한이 핵 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정보 전문가들의 견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종석 통일부 장관은 18일 국회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추진하고 있다는 분명한 증거가 확인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핵.미사일 활동에 대해선 한.미 양국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워싱턴=이상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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