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경찰관, 60대 노인 수갑 채우고 폭행 '물의'

중앙일보

입력

현직 경찰관이 '자신의 승용차 진로를 막는다'며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60대 노인의 손에 수갑을 채우고 경찰봉으로 마구 때리는 사건이 일어나 물의를 빚고 있다.

전남 담양경찰서는 17일 오토바이 운전자인 B씨(62.농민)의 손에 수갑을 채우고 마구 때린 A순경(32.담양서 교통지도계 직원)을 폭력행위 등 위반 혐의로 입건, 조사중이다.

A순경은 지난 14일 오후 8시께 담양군 담양읍 백동 사거리 앞에서 앞서 가던 B씨가 '오토바이가 지그재그로 천천히 운행, 진로를 방해한다'며 추격을 시작했다.

A순경은 1km가량 추격전을 벌이다 인근 T아파트 앞 공터에서 오토바이를 강제로 세우고 B씨를 내리게 한 뒤 수갑을 채우고 경찰봉으로 마구 폭행했다.

그는 또 폭행장면을 목격, 이를 말리던 주민 C씨(32)에게도 돌멩이와 오토바이 헬멧 등을 던져 상처를 입힌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범행 직후 도주했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다른 경찰관들에 의해 자신의 집에서 붙잡혔다.

그는 경찰서로 연행된 뒤 상관에게 반말을 하는 등 불안한 상태를 보여 곧바로 정신병원에 입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A순경은 2002년 우울증 증세를 보여 휴직을 하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2003년 '근무를 할 수 있다'는 의사 소견을 받아 복직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상관들은 2년 동안 A순경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지도했고 별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아 경찰서로 전입됐다"며 "A순경은 최근 가정문제 등으로 2-3일 동안 잠을 자지 못해 우울증 증세가 재발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A순경에게 폭행을 당한 B씨는 심한 타박상을 입었고 주민 C씨도 전치 2주의 상처를 입은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광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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