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경주의 정교한 도시건설 입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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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신라시대 경주중심지인 왕경은 현대적인 도시구획에 의해 건설되었으며 포장도로를 갖췄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주지구 유적을 발굴·조사중인 문공부 문화재연구소 경주고적발굴조사단(단장 조유전)은 최근 황룡사지 주변에서 정방형으로 구획된 도로유구를 발견했다.
이 도로는 동서간거리 1백60m, 남북간거리 1백62m의 정방형으로 구획되었다. 또 이 도로는 5cm정도 크기의 잔돌과 점토를 섞어 층층이 다진 포장도로임을 밝혀냈다.
동서간도로는 폭 15m, 남북간 도로는 폭 5.5m로 조성되었다.
또한 남북간 도로 양쪽에는 폭3m가량이 석축배수시설까지 갖추고 있으며 북쪽으로 가면서 차차 낮아지고 있다.
이밖에 도로유구와 나란히 건물터를 구획하는 석축담장도 동서방향으로 14m의 간격을 두고 일정하게 형성되어 있음을 확인했다. 이 석축 담장은 20∼30cm 크기의 돌을 3단이상으로 정교하게 쌓아올렸으며 폭은 1.4m가량이다.
이로써 6세기말 신라인들이 고대도시 구획인 조방제에 따라 정교하게 도시를 건설했음을 입증하게 됐다.
그동안 신라시대 조방제에 대한 이론적 연구는 꾸준히 진행되어 왔으나 이를 뒷받침할 유적이 발굴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같은 도시구획법은 5세기말 중국의 장안성과 8세기초 일본의 평성경등에서 발견된바 있다.

<이창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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