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백악관 안보 담당보좌관|북경서 등소평 비밀접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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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북경·워싱턴·동경=외신종합】브렌트 스코크로프트 백악관 안보담당보좌관이 이끄는 미국 고위대표단이 지난 6월의 천안문사태후 처음으로 10일 배경에서 중국의 실권자 덩샤오핑(등소평)을 비롯한 고위지도자들과 회담했다.
지난9일 배경 도착 때까지 비밀에 부쳐진 미 대표단의 25시간에 걸친 방문은 우호적이었으며 지난달 마지막 공직을 떠나 은퇴한 등소평과 10일 인민대회당에서 회담함으로써 절정을 이루었다.
등소평은 스코크로프트와의 회담에서 『미국대표단의 방문이 아주 중요한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미국과 중국간의 분쟁과 이견에도 불구하고 결국 미중 관계는 개선되지 않을 수 없으며 이것은 공통의 소망이자 공통적으로 그것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스코크로프트는 미국이 대중 관계개선을 위해 대중과 협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스코크로프트 보좌관은 등소평과 만나기 전 리펑 총리, 강쩌민 당 총서기와도 회담, 미소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했는데 신화통신은 이 총리가 스코크로프트 보좌관에게 그의 중국방문이 양국관계 개선의 시초이기를 희망함을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일본정부는 미 대표단의 중국방문으로 정부고위인사의 대중교류금지와 신규원조 동결 등 서방선진국 정상회담 합의사항 일부가 사실상 깨졌다는 판단에 따라 각료급 교류재개 등 대중제재조치의 전면 재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11일 알려졌다.
미 대표단의 급작스런 방중은 「6·4」 천안문사태이후 소원해진 양국관계개선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부시미대통령의 정치·외교적 도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미 의회가 인권차원에서 경제지원중단을 포함한 각종 대중제재조치를 주장하고 있음에도 부시가 이처럼 대중관계개선에 적극적인 화해 제스처를 보이는 것은 지난번 몰타 미소정상회담에서 보여준 냉전체제의 종식에 중국이 필요충분조건이라고 판단한 때문이다.
이 같은 부시의 도박의 결과는 현재로서는 미지수지만 북경주재 미국대사관에 피신해있는 반체제인사 팡리즈 처리 등에서 단계적으로 가시화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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