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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룽일가』로 스타덤 오른 탤런트 박인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1등은 안 해도 좋으나 완주하고야 말겠다는 마라토너의 정신을 가지고 20여년간 연기생활을 해왔어요.』
텁텁하고 친근감 어린 시골아저씨의 이미지로 시청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던 미니시리즈 『왕룽일가』를 이끌었던 탤런트 박인환(45)씨는 서민들의 생활에 밀착된 진솔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자신의 연기철학이라고 말한다.
60년대부터 극단 가교를 중심으로 꾸준히 연극을 통해 탄탄한 연기실력을 다져왔고 70년대 후반부터 TV단역에 출연해오다 89년에 이르러서야 『왕룽일가』를 계기로 확고한 위치를 갖게된 박씨는 『지금까지 추구해왔던 연기의 순수한 목표를 저버리지 않고 인내한 것을 이제부터 조금씩 펼쳐 나갈 것』이라고 다짐한다.
『야이, 등신아….』 거친 말을 연발해도 시청자들이 전혀 거부감을 느끼지 않게 되는 친근한 옆집 아저씨의 모습을 보여주는 박씨는 『연극에서 여러 역할을 해보아 연기엔 자신이 있지만 진짜 연기를 하기 위해 서민들과 직접 부대끼며 살아보았다』며 자신의 연기가 인간의 깊은 곳으로부터 우러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왕룽일가』의 무대가 된 원당의 참새마을에서 동네주민들이 직접 엑스트라로 나오고 드라마 중의 딸 미애(배종옥 분)가 시집가는 장면에서 실제로 돼지를 잡고 잔치를 벌였을 때는 박씨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해온 정감어린 진솔한 삶을 연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89년 미니시리즈에서 성공하게 된 것은 보다 뚜렷한 주제로 충분히 생각하고 준비할 수 있었던데 그 원인이 있었던 것 같아요.』 이제 중견연기자가 된 박씨는 영화·CF촬영 제의 쇄도로 90년에도 매우 바쁜 나날을 보낼 것 같다. <채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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