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IP 직배 파문 영화업계 "두 동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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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UIP영화 직배 문제로 내분을 겪던 영화제작·수입업계가 양분됐다.
이태원(태흥 영화대표) 곽정환(합동 영화대표)씨 등 영화제작·수입업자 25명은 1일 서울남산에 있는 중국음식점 동보성에서 가칭 「한국 영화제작가 협회 」발기인 대회 및 창립총회를 열고 기존의 「한국영화 업 협동조합」(이사장 강대맹)을 곧 탈퇴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현재 협동조합 안에는 UIP직배에 찬성·반대 또는 입장표명을 않는 업체들이 뒤섞여 있어 UIP를 비롯한 미 메이저들의 직배압력을 막을 수 없게 돼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따라서『UIP직배 반대운동에 동참하는 업체들끼리 모여 지속적인 운동을 펼치기 위해「한국영화제작가 협회」를 발족시킨다』고 밝혔다.
이날 총회에서 초대 회장으로 선출된 황기성씨(황기성 사단대표)는 『앞으로 영화인 협회 등과 긴밀히 협조, 현재 구속중인 유동훈(영협 이사장)·이일목(UIP직배 반대투위 위원장)씨 등의 석방 운동은 물론 한국영화 진흥을 위한 여러 방안을 연구, 이를 철저히 실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한국영화제작가 협회의 갑작스런 발족은 대구의 유서 깊은 극장 만경관이 연말 연시프로로 UIP의 『007 살인면허』를 상영한다는 등 일부 대극장이 UIP에 흔들리는 조짐을 보여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만경관은 현재 전국 극장연합회 회장인 강대진 씨의 소유여서 영화계에 충격을 안겨줬었다.
강씨는 이에 대해 『UIP가 접촉을 시도해 온 것은 사실이지만 「007…」을 상영하기로 결정한 바는 없다』고 밝히고『현 상태로는 UIP영화를 돌릴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현재 영화업 협동조합에 가입한 회사는 모두 1백4개 사로 이중 25개 사만 새로 생긴 제작가 협회에 참여했지만 중량급 업체가 다수 포진해 있어 앞으로 영화계에 상당한 다툼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헌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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