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문교 자살 방지벽 논란…'생명 먼저' vs '미관 해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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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경관과 함께 '자살 명소'라는 오명을 뒤집어 쓰고 있는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에 자살방지 방벽을 설치할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11일 금문교 관리당국이 최근 200만 달러의 연구비로 자살방지 방벽 설치 여부에 대한 다각적인 조사활동을 벌여 곧 결론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방벽 설치 옹호론자들은 방벽 설치가 자살을 방지하는데 실질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지난 2000년 9월 금문교에서 뛰어내려 자살을 시도했다가 기적적으로 살아난 케빈 하인즈는 "만약 당시 다리에 방벽이 있었더라면 나의 자살시도를 막을 수 있었으리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정신질환을 앓던 중 다리에서 뛰어 내렸다가 관절과 척추를 크게 다친 하인즈는 이후 방벽 설치 운동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반대론자들은 샌프란시스코만 일대 자살 시도자 가운데 3%만이 다리에서 뛰어내린다고 반박하고 있다. 또한 방벽이 다리의 미관을 해칠 뿐아니라 자살 시도자들이 금문교 인근 다른 다리에서 자살 시도 장소를 찾는 등 별다른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한편 지난 1937년 5월 27일 금문교가 개통된 이후 1200명 이상이 4피트 높이의 난간을 넘어 자살을 시도했으며 이 가운데 살아남은 사람은 20명이 조금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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