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위성의 눈, 카메라 그것이 알고싶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9면

각국은 원하는 지구 구석구석을 언제라도 잘 볼 수 있도록 '위성의 눈'을 밝게 하는 데 연구력을 쏟아붓고 있다. 영상 해상도는 더 높게, 주.야간 가리지 않고 열 분포를 살펴 미사일 발사와 같은 이상 폭발을 감지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첩보위성이든 다목적 위성이든 지구를 살피기 위한 기능의 핵심은 '위성의 눈' 격인 카메라에 달려 있다. 카메라 기능은 어떻게 지상을 보느냐에 따라 디지털 카메라.적외선 카메라.레이더로 나뉜다. 그중에서도 지상의 물체를 가장 잘 볼 수 있는 것은 일반 디지털 카메라처럼 물체에 반사되는 햇빛을 이용해 촬영하는 디지털 카메라다.

◆지상 300㎞에서 도로 위 성냥갑 구분=미국의 첩보위성 키홀-11은 해상도 10㎝(가로×세로 10㎝를 한 점으로 표시)로 지금까지 나온 위성 카메라 중 가장 좋은 성능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점 몇 개가 모여야 물체를 식별할 수 있다. 물론 구름이 안 낀 낮에만 지상을 촬영할 수 있다. 아리랑 2호 위성과 일본 첩보위성의 해상도는 1m, 미국의 상업 위성 퀵버드는 70㎝다. 해상도 10㎝는 1m에 비해 10배 정도밖에 차이가 안 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100배의 차이가 난다. 카메라 렌즈의 구경도 키홀-11의 경우 2.33m,아리랑 위성은 60㎝로 크기가 다르다. 우리나라는 아리랑 3호용으로 해상도 70㎝짜리 디지털 카메라를 개발 중이다.

한 위성 전문가는 "최근 미국이 쏘아올린 키홀 시리즈 위성의 해상도는 3㎝로 알려지고 있다"며 "이는 지상 300㎞에서 도로 위 성냥갑을 구분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미사일 발사 현장 밤낮 포착=모든 물체에서는 적외선이 뿜어져 나온다. 열이 나기 때문이다. 적외선 카메라는 이런 열 분포를 이용해 사물을 분별한다. 군용으로 사용하는 야간투시경도 적외선 카메라를 이용하는 것이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다면 그 현장은 발사 때 나오는 화염에 의해 적외선 영상이 평상시와는 확연하게 다르게 나타난다. 광학 카메라가 밤이나 구름이 끼면 잡지 못하는 이런 지상의 변화를 잡아낼 수 있다. 키홀-12 위성, 정지궤도에 떠 있는 네 기의 미국 DST 위성이 고성능 적외선 카메라를 달고 지상을 감시하고 있다.

적외선 카메라는 이스라엘과 이라크전 때도 진가를 발휘했다. 이라크는 나무로 만든 모조 전투기를 비행장에 진짜와 섞어 배치했으나 이스라엘군은 진짜 전투기만 폭격했다. 미리 적외선 카메라로 진짜와 가짜를 구별해 놨기 때문이다.

◆레이더로 밤에도 낮처럼 촬영=우리나라는 2008년 아리랑 5호 위성을 발사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디지털 카메라 대신 레이더를 장착하기로 돼 있다. 원리는 지상에서 사용하는 레이더와 비슷하다. 촬영하려는 곳의 지표면에 전파를 쏘면서 위성이 지나간다. 물론 발사한 전파가 되돌아 오는 것을 받는 것을 병행한다. 반사되는 전파는 지상의 물체 모양이 담긴 정보를 가지고 위성으로 올라온다.자동차면 자동차, 미사일이면 미사일 모양을 레이더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미국의 첩보위성인 라크로스, 일본의 첩보위성 IGS 등도 레이더를 탑재한 대표적인 위성이다. 이런 위성은 전파를 쏘는 빔폭을 조절해 해상도를 높이거나 낮추는 방법을 쓴다. 좁은 면적에 전파를 쏘아 받으면 해상도가 올라가고, 한번에 보려는 면적을 넓히면 해상도는 떨어지는 식이다. 라크로스나 IGS의 해상도는 1m 정도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레이더로는 순간적인 폭발열이나 북한 영변 원자로 냉각탑에서 나오는 수증기는 잡지 못한다. 한국항공대 기계과 장영근 교수는 "위성 카메라나 레이더는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지상 관측을 할 때는 각기 다른 위성 기능을 조합해 지상 상황을 분석한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1㎏급 초소형 위성을 개발하기도 했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