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가게 모녀 피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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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24일 오후 9시15분쯤 서울 오류1동81 소망 비디오가게 (주인 지종연· 29) 안에서 지씨의 부인 한미숙씨 (27) 와 큰딸 소라양 (4) 등 모녀가 온몸을 난자 당한 채 숨져있는 것을 동네주민 최선용씨 (31· 회사원)가 발견했다.
최씨에 따르면 비디오테이프를 빌리기 위해 가게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한씨가 가슴· 배 등 20여 군데를 흉기에 찔려 피투성이가 된 채 바닥에 쓰러져 있었고 둘째 딸 소연양 (2) 이 숨진 한씨 곁에서 울고 있었다는 것이다.
큰딸 소라양은 가게에 딸린 내실에서 온몸 10여 군데를 찔리고 이불에 덮인 채 숨져 있었다.
숨진 한씨는 옷을 모두 입은 상태로 폭행 당하거나, 가게를 뒤지거나, 금품을 털린 흔적은 없었다.
경찰은 주인 지씨의 동생 지계연씨(26· 무직)가 오후 5시쯤 빌린 비디오를 돌려주기 위해 가게에 들러 30여분간 형수 한씨와 이야기를 나눴다고 진술함에 따라 피살시간이 오후6∼9시 사이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씨의 남편 지씨는 경기도 용인군의 W엔지니어링 공장장으로 근무, 주말에만 집을 다녀가 사고당시에는 용인의 공장에 있었다.
경찰은 가게 바닥에 떨어져 있던 담배꽁초 10여 개를 수거,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정을 의뢰하는 한편 ▲피해 품이 전혀 없고 ▲온몸 20여 군데를 마구 찌르는 등 범행수법이 잔인하며 ▲범인의 얼굴을 기억할 가능성이 있는 소라양까지 살해한 점등으로 미뤄 치정이나 원한으로 인한 면식범의 소행으로 보고 주변인물에 대해 수사를 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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