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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부진속 무역주 곤두박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주식시장은 실물경제의 거울이란 말이 있듯 올들어 수출이 극히 부진하자 수출관련업종, 특히 무역업종 기업들의 주가도 곤두박질치고 있다.
지난 87, 88년 연속 30%가량의 높은 증가율을 보인 수출신장세에 힘입어 무역업관련 주식은 건설·금융과 함께 소위 트로이카주로 불리며 주가상승을 주도, 무역업주가지수는 작년 한햇동안 4백39·52에서 출발, 9백13·11까지 올라 무려 1백8%(종합주가지수는 70·5%상승)상승이란 놀라운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올들어 수출이 부진, 지난 10월말까지 전년동기대비 2·7% 성장밖에 하지 못하자 주가는 오히려 연초보다 떨어져 23일 현재 무역업종지수는 8백26·16을 기록, 연초대비 9·52%의 하락률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하락률은 같은 기간 종합주가지수 하락률 3·15%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38개회사를 종합한 업종지수와는 별도로 삼성물산·현대종합상사·(주)대우등 국내7대 종합상사만을 따로 떼어내 보면 주가하락은 더욱 심각하게 나타난다.
대부분 연초인 지난 1월7일 최고치를 보였던 이들 종합상사의 주가는 1주에 3만3천∼3만6천 원의 고가주였으나 23일 현재수준은 2만2천∼2만7천 원으로 모두 연초보다 20%이상 떨어졌다.
회사별로 매출액 및 순이익 실적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수출부진의 영향으로 동반하락의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동서경제연구소가 조사한 내수 및 수출산업의 성장성 비교에 따르면 수출형 업종, 즉 수출비중이 50%를 넘는 도매(무역)·전기전자·고무·섬유의복업종의 올해 순이익증가율은 마이너스 3·3%로 내수업종의 14·8%성장보다 훨씬 떨어져 앞으로 관련주가의 회복세도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4·4분기에는 수출이 회복되리라는 당초 전망과 달리 지난 10월에도 무역수지는 적자를 기록했을 뿐 아니라 삼성경제연구소·럭키금성경제연구소등 민간경제연구소와 전경련이 예상한 내년도 수출전망도 6백60억∼6백90억 달러, 성장률 6∼6·5%에 그쳐 수출관련 주가의 전망을 더욱 흐리게 하고있다.
다만 수출부진이 원화절상에 큰 요인이 있는 만큼 환율의 변화에 따라 주가도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손장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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