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마당] 카드사 우수회원 우롱해도 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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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며칠 전 신용카드 회사가 보낸 안내문을 받았다. "무분별한 카드 사용으로 인해 신용카드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정부가 카드사들의 과도한 서비스 제공을 금지토록 했다"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좀더 살펴보니 "우수고객에 한해서는 기존에 제공되던 서비스를 계속 누릴 수 있도록 '특별한 행사'를 준비했다"는 내용이 있었다.

하지만 그 '특별한 행사'라는 것이 황당했다. 서비스를 계속 제공받으려면 10월부터 오는 12월까지 일시불이나 할부구매 등으로 신용카드를 1백50만원어치 이상 사용하라는 것이었다. 이렇게 해야 전처럼 연회비 등을 면제받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안내문에 실려 있는 것처럼 신용카드의 서비스 축소가 무분별한 카드 사용을 자제하기 위한 정책인데 이 때문에 고객들에게 다시 두 달 사이에 1백50만원을 쓰라고 현혹하다니 이해할 수 없었다. 도대체 정부 경제정책이 잘못된 것인지, 아니면 카드사들이 회원을 볼모삼아 장난을 치고 있는 것인지 어처구니가 없었다.

김두경.서울 성북구 동소문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