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국회가 국정발목 잡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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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박관용 국회의장이 13일 예산안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찾은 노무현 대통령에게 항의했다. 盧대통령이 국정 혼란의 책임을 국회에 돌린 데 대한 문제 제기였다. 연설 직전 의장실에서 가진 의장 및 4당 대표와의 티타임에서다.

오전 9시42분쯤 盧대통령은 의장실에서 朴의장과 朴대표, 통합신당 김원기 창당주비위원장, 자민련 김종필 총재 등과 환담했다. 한나라당에선 최병렬 대표 대신 원내대표인 홍사덕 총무가 참석했다.

朴의장은 盧대통령을 향해 "국무위원 해임과 감사원장 임명안 부결 때문에 국정의 발목을 국회가 잡는다 했는데 국회의장으로서 용인하기 힘든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朴의장은 "국회는 국민이 선출한 국민의 대표기관"이라며 "따라서 국회의 결정은 국민의 결정이라고 봐야 하는데 이를 발목잡기라고 시비걸고, 그런 것 때문에 재신임 투표를 하겠다는 발언은 논리적 모순이고 입법부 권능 훼손"이라고 지적했다.

둘 다 법조인 출신인 盧대통령과 朴대표는 재신임 국민투표에 대해 이견을 보였다. 盧대통령이 "되는 방향으로 합의해 달라"며 "법 적용에 대해 정치권이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말하자 朴대표는 "헌법 제72조에 외치와 안보상황에 대해서만 국민투표를 하도록 돼 있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이에 盧대통령은 "한나라당이 재신임과 중간투표를 거론한 적이 있고, 민주당도 거론한 적이 있다"고 했으나 朴대표는 "(대통령이)처음엔 측근 비리에 따라 한다고 했다가 나중엔 정치개혁을 말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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