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의 '브라질 무술' 역공 "내가 카포에이라 어떻게 알겠나"

중앙일보

입력 2021.08.14 06:00

업데이트 2021.08.30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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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심 교수의 2심 판결에 충격이 큽니다. 많이 고통스럽습니다”

13일 오전 9시 40분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법정에 출석하며 자신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한 2심 판결을 두고 아쉬움을 드러냈습니다. 정 교수 항소심 재판부가 이른바 ‘조민 7대 스펙’을 모두 허위로 판단하고 유죄를 선고한 데다 자신을 공범으로 지목했기 때문입니다. 1심 재판에서 이를 뒤집어야 하는 조 전 장관으로선 그야말로 첩첩산중의 상황에 놓였습니다.

[法ON] 조국 부부 2라운드 ⑯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3일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자녀 입시비리' 관련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3일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자녀 입시비리' 관련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 전 장관은 법정에 들어가기 전 “오늘 재판에서도 성실히 소명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는데요. 실제로 조 전 장관은 서울중앙지법 형사21-1부(부장 마성영·김상연ㆍ장용범) 심리로 이뤄진 15차 공판에서 자신의 아들인 조씨의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증명서’가 허위로 발급됐다는 의혹에 대해 직접 증인 신문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조국 아들 인턴예정증명서 ‘허위’였나? 

이날 재판의 쟁점은 조 전 장관의 아들 조씨가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에서 받은 인턴 활동 예정 증명서가 허위인지 여부였습니다. 조 전 장관은 2013년 7월께 당시 고교생인 아들 조씨가 해외 대학 진학 준비를 하기 위해 학교 수업을 빠지게 하려는 목적으로 한인섭 당시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장에게 부탁해 허위 인턴 예정 증명서를 발급받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재판부는 당시 인권법센터 사무국장이었던 노모 교수를 증인으로 불러 신문을 진행했습니다. 노 교수는 4년간 인권법센터에서 근무하며 2013년 7월 15일 조씨에게 인턴 예정 증명서를 발급해준 인물입니다. 증명서에는 조씨가 이날로부터 약 한 달간 학교폭력 피해자 인권에 대한 자료조사와 논문 작성 등 연구 활동을 수행한 것으로 기재돼있습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019년 아들과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방문해 이날 새벽 구속수감된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접견한 뒤 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뉴스1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019년 아들과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방문해 이날 새벽 구속수감된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접견한 뒤 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뉴스1

조 전 장관은 그동안 조씨가 노씨 성을 가진 사람에 면접을 봤고, 주말마다 인권법센터에 오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해왔습니다. 하지만 이날 오전 증언대에 선 노 교수는 조 전 장관에게 불리한 진술을 이어갔습니다. “인권법센터에 있는 동안 고등학생이 인턴을 하는 것을 본 적이 없고, 예정 증명서라는 양식이 없어 경력증명서 제목을 바꿔 발급했다”는 취지로 증언했습니다.

조씨가 인턴활동이 끝난 뒤 증명서를 받지 않고 예외적으로 인턴 ‘예정’ 증명서를 발급받아갔다는 겁니다. 또 한 전 센터장이 조씨의 이름·소속·활동 예정 내용을 기재한 메모지를 건네며 증명서를 만들어달라고 지시해 이를 토대로 서류를 발급했다는 게 노 교수의 설명입니다. 검찰은 노씨의 증언을 확실히 하기 위해 질문을 서너 차례 반복하기도 했습니다.

‘브라질 무술’ 물으며 직접 나선 조국 

그러자 조 전 장관은 발언권을 요청하고 직접 신문에 나섰습니다. 조 전 장관은 “저는 브라질에 가본 적이 없고 카포에이라가 뭔지 몰랐는데 그 시점에 이 단어를 들은 기억이 난다”며 “아들이 한 교수를 찾아갔더니 인권법센터를 가보라 했고, 센터에서 증인과 만나 짧게 대화했는데 그때 증인이 브라질에 간다고 하면서 카포에이라 얘기를 했다고 말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아들이 아니었더라면 브라질 전통 무술인 ‘카포에이라’라는 단어를 알 수 없었던 만큼 조씨와 노교수가 만난 것이 맞다는 주장인 겁니다. 또 검찰 수사 당시 카포에이라에 대한 언급이 있었는데도 검사가 조서에 남기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노 교수는 “브라질에 간 건 맞다.”라면서도 “이를 고등학생에게 말한 기억은 없다”고 답했습니다.

조 전 장관의 발언에 검찰은 곧바로 반박에 나섰습니다. 검찰은 “조서를 보면 노 교수가 브라질 무술을 배운 적이 있고 브라질에 자주 나갔다고 쓰여 있다”며 “무엇보다 ‘내가 이걸 어떻게 알았겠냐’는 조 전 장관의 전제 자체가 틀렸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법원 이미지 그래픽 [중앙포토]

법원 이미지 그래픽 [중앙포토]

이어진 오후 재판에선 조 전 장관이 2017년 10월 16일 인턴 예정 증명서를 이용해 허위 인턴 증명서를 만들어 아들의 대학원 입시에 사용했다는 의혹을 다룰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인권법센터 사무국장으로 재직해 증명서를 발급한 노씨의 후임 김모씨가 “공소제기가 가능한 피의자 신분을 벗어나지 못했다”며 증언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재판은 마무리됐습니다.

판단은 재판부 몫으로 

이번 재판이 조 전 장관에게 불리하게 작용한 것만은 아닙니다. 조 전 장관 변호인이 재판에서 언급한대로 “노씨의 주장은 교복을 입었거나 누가 봐도 고등학생임이 분명한 사람을 본 적이 없다는 것”이며 “인권법센터에서 조씨를 만난 기억이 없다고 한 건 노씨가 조 전 장관의 아들인 조씨의 얼굴을 몰랐기 때문”으로 볼 수 있어서입니다.

결국 조씨가 인권법센터에 왔는지에 대한 판단은 재판부의 몫이 됐습니다. 재판부는 여기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릴까요. 중앙일보 [法ON]에서 계속해서 생생히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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