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추미애씨"에…秋측 "상관에게 '씨'라니 용기 가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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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왼쪽),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 [중앙포토, 뉴스1]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왼쪽),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 [중앙포토, 뉴스1]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검사장)이 추 전 장관 호칭을 두고 대립각을 세웠다. 한 부원장과 추 전 장관이 서로 “추미애씨”, “한동훈씨”라고 하면서 신경전을 벌였다.

추 전 장관은 지난 11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교수가 항소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것 관련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종일 먹먹함과 비통함에 마음이 아팠다. 생각할수록 안타깝고 유감스러운 판결”이라고 개탄했다.

추 전 장관은 이번 재판 결과에 대해 “무소불위 검찰 권력에 손을 대려면 누구든 당할 수 있는 일”이라고 지칭했다. 그러면서 끝까지 힘을 내어 가겠다는 조국 전 장관께 작은 힘이라도 보태야겠다는 생각뿐”이라고 말했다.

이날 추 전 장관 캠프 역시 입장문을 냈다. 캠프는 정 교수의 혐의로 인정된 부분들에 대해 “한동훈씨의 지휘 아래 별건 수사를 통해 마른 수건 쥐어짜듯 뽑아낸 혐의들이었다. 사모펀드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한 검사장은 곧바로 입장문을 내 응수했다. 그는 “추미애씨는 도대체 뭘 보고 다 무죄라고 계속 거짓말하는지 모르겠다”며 “사모펀드 범죄 중 ‘일부’에 대해서만 무죄판결이 났는데도 ‘모두’에 대해 무죄판결이 났다고 허위사실을 말한 뒤 그것을 전제로 수사를 비난하는 것은 허위사실로 수사팀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추 전 장관 캠프는 또다시입장문을 내 “한동훈씨가 해야 할 일은 궤변이 아니라 반성”이라고 맞받아쳤다. 캠프는 “한동훈씨에게 묻는다. 무죄건 유죄건 10여년 전의 일까지 죄다 끌어다 갖다 댄 정경심 교수 혐의 중에, 검찰이 그토록 떠들었던 ‘살아있는 권력’이 한 자락이라도 개입된 혐의가 무엇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설전은 계속됐다. 한 검사장은 추가 입장문에서 또 “추미애씨”라고 하면서 “추미애씨에게는 1, 2심 유죄 실형 판결에도 불구하고 진실은 전혀 중요하지 않아 보인다”며 “사모펀드 관련 유죄 선고된 항소심 판결문이 있으니, 힘 있는 사람이 우긴다고 될 일이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서로를 ‘씨’라고 부르며 설전을 이어가던 와중, 추 전 장관 캠프는 다시 낸 입장문에서 한 부원장의 호칭을 ‘한동훈씨’에서 ‘한동훈 원장’으로 바꿨다. 캠프는 “한동훈 원장의 견강부회, 사모펀드와 일반 주식거래를 혼용해 국민을 속이지 마세요”라고 했다.

캠프는 그러면서 한 부원장이 추 전 장관을 ‘추미애 씨’라고 부른 것을 언급하며 “전직 상관에게 추미애씨라고 부르는 용기는 가상하다”고 꼬집었다.

한 부원장은 마지막에 낸 입장문에서는 ‘추미애씨’라는 호칭을 사용하지 않았다.

‘씨’라는 호칭은 사전적으로는 사람을 높이거나 대접하여 부르거나 이르는 말이다. 다만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씨’라는 호칭은 한 윗사람에게는 쓰기 어려운 말로, 대체로 동료나 아랫사람에게 쓴다. ‘씨’로도 높임의 의미를 표현할 수 있지만, 이는 ‘성년이 된 사람을 대우해 준다’는 의미에서 주로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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