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 지적 과도해 압박감…성경공부도 강요" 법원직원 폭로

중앙일보

입력

법원 내부망에 고위 판사의 지나친 업무지시와 성경공부 강요 등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는 법원 직원의 주장이 올라와, 해당 법원이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법원 내부망인 '코트넷'에는 '법원 생활 너무 힘듭니다. 정말 도움이 필요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수도권 법원 소속으로 고위 판사의 출·퇴근용 관용차를 몰던 직원 A씨는 운전 중 과도한 지적으로 극심한 압박감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또 통상 1년 뒤 부서이동을 하는 다른 직원과 달리 자신의 전출신청은 3년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글에서 거론된 B부장판사는 지방법원장·고등법원장 등을 역임한 인물이다.

A씨는 글을 통해 "원장님(B부장판사)은 운전 중에 많은 지시와 지적을 한다"며 "출·퇴근 시 운전을 빠르게 해야 하고 차선변경, 앞차와의 거리, 신호대기 등 여러 가지 상황을 생각해야 해 극심한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때 주말에도 관용차를 이용하던 B부장판사가 주말에 앞서 기름을 가득 채워놓지 않으면 이를 지적하고, 비 예보가 있어도 관용차 세차를 지시했다고 했다. 또 B부장판사가 차를 타고 내릴 땐 문을 열어줘야 했고, 우천시엔 우산을 받쳐야 했으며 도착을 앞두곤 서무실무관에게 알림 문자를 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그는 "(B부장판사가) 요일별로 당번을 정해 식사를 하고 매주 금요일 점심시간에는 성경 공부를 한다"며 "공부 대상자로부터 헌금도 걷고 방학 기간에는 원장님이 지정하는 당번이 (같이) 식사를 해야 한다"고 했다.

해당 법원 관계자는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며 "관련 글이 올라온 뒤 해당 직원을 다른 곳으로 배치해 B부장판사와 분리하는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