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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 거부 '아미시 마을' 태풍복구에 트랙터 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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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자동차.전화.컴퓨터.농기계 등 현대문명을 거부하고 중세 유럽의 생활방식을 고집해오고 있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랭커스터의 아미시 마을에 지난주 대형 트랙터가 등장했다.

최근 미국을 덮쳤던 태풍 '이사벨'로 수확기의 옥수수가 모조리 쓰러지자 마을의 대주교가 올해만 특별히 '문명의 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주민들은 손수 낫으로 베거나 마차를 개조해 만든 기존의 장비로 수확해 왔는데 쓰러진 옥수수의 경우 이런 방법으로는 곰팡이가 피기 전까지 추수가 불가능할 것으로 걱정했었다.

아미시 마을은 16세기 스위스에서 유래한 기독교 재세례파에서 떨어진 한 종교집단이 17세기 말 유럽 종교개혁의 박해를 피해 미국으로 대거 이주해 세운 신앙촌이다.

현재 오하이오.인디애나.펜실베이니아주에 걸친 7개 지역에 약 10만명이 거주하고 있다. 해리슨 포드 주연의 영화 '위트니스'의 촬영 장소로 유명해지면서 해마다 전 세계에서 연간 2백여만명의 관광객이 이어지고 있다.

마을에서는 근검절약을 위해 주민들이 모두 중세 유럽식의 똑같은 복장으로 생활하며, 자동차 대신 마차로 이동하고 농업에 주로 종사하는 자연 친화적인 삶을 살고 있다.

워싱턴=이효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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