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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보이콧" 이재명·이낙연도 춤추게한 태극전사 [뉴스원샷]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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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승욱 정치팀장의 픽: 도쿄올림픽 보이콧

2011~2014년, 2017~2020년 두 차례 도합 6년을 주일특파원으로 일했다. 도쿄의 올림픽 유치(2013년), 코로나19의 습격으로 인한 올림픽 연기 사태를 가까이서 지켜봤던 필자에겐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도쿄올림픽이 남다른 감회다. 대회가 열리는 것 자체가 드라마틱하게 느껴진다.

지난달 28일 MBN과 연합뉴스TV가 공동주관하는 본경선 1차 TV토론회가 열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정세균 전 총리, 이재명 경기지사, 이낙연 전 대표(왼쪽부터)가 시작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지난달 28일 MBN과 연합뉴스TV가 공동주관하는 본경선 1차 TV토론회가 열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정세균 전 총리, 이재명 경기지사, 이낙연 전 대표(왼쪽부터)가 시작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태극전사들의 승전보, 승리 이면에 숨은 감동 스토리가 연일 전해지고 있다. 국민들의 코로나 우울증, 살인적인 더위로 인한 무력감까지 날려주는 청량제이자 진통제다. 개인적으론 여자 양궁 안산이 쏜 두 발의 슛오프 화살, 5세트 14대 12로 몰린 상황에서 기적을 일궈낸 여자배구 한·일전의 짜릿한 승리가 최고였다. 반면 야구 한·일전 8회말 병살처리에 실패한 투수 고우석의 안타까운 수비에 함께 발을 동동거렸다.

올림픽의 감동은 정치인들에게도 전해진 듯 하다. 필자는 특히 이 세 사람의 페이스북 반응에 주목한다.

 "이동하는 차 안에서 볼 때마다 손에 땀을 쥡니다. 우여곡절 끝에 열린 올림픽이지만 코로나로 모두가 힘겨운 때 큰 힘이 되고 있는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김연경 선수의 통쾌한 포효가 참 부럽고 멋집니다… 저의 여정도 그러했으면 좋겠습니다."(이재명 경기지사)

"(안산 선수의)마지막 한 발이 날아갈 때 저도 기도하는 마음으로 주먹을 꼭 쥐었습니다…점심식사를 하러 나온 사람들이 배구 승리로 이야기 꽃을 피웁니다. 우리 여자배구 대표팀이 세계 4위의 강팀 터키를 상대로 잘 싸워주었습니다."(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양궁에 이어 펜싱과 태권도에서 일군 메달로 대한민국이 초반 종합 4위를 달리고 있습니다.…'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게 꿈'이라던 재일교포 출신 안창림 선수가 자랑스럽습니다. 대한민국이 자랑스럽습니다."(정세균 전 총리)

민주당의 대선 주자들인 세 사람은 지난 5월 말 일본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홈페이지에 독도를 일본 영토로 표시한 지도를 게재하자 '올림픽 보이콧 불사'를 외쳤다.

"일본의 상식 밖 태도가 지속되면서 보이콧 검토가 불가피할 만큼 국민의 요구가 높다"(이재명)"일본이 독도 표기 즉각 삭제를 끝까지 거부한다면 정부는 '올림픽 보이콧'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단호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낙연), "대한민국의 주권과 자긍심을 훼손당하는 일본 도쿄올림픽 참가를 반대한다"(정세균)등이었다.

정치인들이 반일여론을 타고 선명성 경쟁을 벌이는 걸 말릴 수는 없다. 하지만 그들의 보이콧 주장은 "과거사와 현안을 분리하겠다"는 현 정부의 투트랙 기조에도 어긋난 것이었다. 무엇보다 "연기된 1년을 합쳐 무려 5년동안 올림픽 하나만 바라보고 피땀을 흘려온 선수들의 열정을 무시한 처사"란 비판이 강력하게 제기됐다.

38세의 나이에 금메달과 동메달을 딴 남자 펜싱 김정환 선수는 귀국 뒤 방송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 "은퇴를 번복하고 돌아왔는데 올림픽이 1년 연기되며 조마조마했다. 올림픽이 취소되면 어떻게 해야하나 불안감속에서도 최선을 다했다…."

보이콧 주장을 폈던 정치인들까지 춤추게 하는 태극전사들의 힘,스포츠의 감동은 정말 대단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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