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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 황제는 '젖산'이 적더라…올림픽에 숨은 과학 이야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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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도쿄 올림픽 육상과 수영, 체조 등 기초 종목에서 한국 선수가 선전했다. 여서정이 여자 기계체조에서 첫 메달을 땄고, 우상혁은 남자 높이뛰기에서 2m35㎝를 넘어 4위에 올랐다. 기초 종목에서 우수한 성적을 내는 비결엔 ‘과학의 힘’이 자리 잡고 있다. 미국의 과학전문지 포퓰러메커닉스는 최근 ‘올림픽의 과학’ 기사를 통해 과학적 시각에서 주요 종목을 조명했다.

올림픽 경기에 숨은 과학 #회전 동작 때 에너지, 철봉에 전달 #선수가 다시 흡수해 회전속도 높여 #근육에 젖산 쌓이면 운동능력 저하 #펠프스, 일반인보다 훨씬 적게 나와

테니스선수가 흘리는 땀, 마라톤의 4배

테니스선수가 흘리는 땀, 마라톤의 4배

황선우 등 수영 선수는 특수한 신체적 특징이 있으면 보다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게 젖산이다. 젖산 축적이 적거나 제거 속도가 빠를수록 좋은 기록을 내는 데 유리하다. 근육과 혈액에 쌓인 젖산이 많으면 피로를 유발해 팔다리의 운동 능력이 떨어져서다. 1998년 처음 등장한 ‘밀착형’ 전신 수영복은 젖산의 축적과 물의 저항을 최소화해 기록 향상에 도움을 준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접영 종목에서 근육에 더 많은 젖산이 쌓인다. 포퓰러메커닉스는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는 태생적으로 일반인보다 훨씬 적은 젖산을 생성한다”며 “그는 정확한 수치는 밝히고 있지 않지만, 이는 수영을 할 때 누구보다 유리한 경쟁 요소”라고 보도했다.

이단평행봉과 에너지 교환하는 기계체조 선수

이단평행봉과 에너지 교환하는 기계체조 선수

신재환은 기계체조 도마 종목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서정도 도마에서 동메달을 땄다. 기계체조에는 도마와 철봉·평행봉·안마·링 등 다양한 종목이 있다. 이 가운데 철봉을 할 때 선수는 중력을 거스르기 위해 철봉과 ‘에너지 교환’ 과정을 거친다. 선수는 팔을 곧게 펴고 발가락을 뾰족하게 유지하면서 물구나무를 선 자세에서 연기를 시작한다. 회전을 시작하면 회전 에너지를 높이기 위해 등을 아치형으로 구부린다.

또 엉덩이와 골반, 배를 구부리고 다리를 앞으로 흔들어 무게중심을 철봉과 가깝게 조정한다. 이후 몸 전체가 아래로 내려가면서 유리섬유로 제작한 철봉에 에너지를 전달한다. 그리고 다시 올라가면서 이 에너지를 재흡수해 회전 속도를 증가시킨다.

장대높이뛰기 선수는 장대와 에너지 교환

장대높이뛰기 선수는 장대와 에너지 교환

육상은 종목에 따라 과학적 분석이 달라진다. 마라톤처럼 장거리 선수는 유산소 효율성이 가장 중요하다. 대부분의 마라톤 선수는 산소 흡수율이 일반인의 두 배에 이른다. 산소 흡수율은 숨을 들이쉴 때 산소가 사람의 몸에 흡수되는 비율이다. 장거리 선수는 주로 지근섬유의 비율이 높다. 모세혈관 밀도가 빽빽하고, 미토콘드리아가 발달해 유산소 대사 능력이 좋아서다.

단거리 선수는 산소 흡수율보다 민첩한 반응 속도가 더 중요하다. 지근섬유는 산소 흡수율이 좋은 대신 근육의 수축 속도가 느리다. 이 때문에 단거리 선수는 상대적으로 속근섬유가 발달했다. 속근섬유는 신경세포의 세포체가 크고, 신경세포가 지배하는 근섬유 수가 많아 순간적인 힘과 순발력이 필요한 무산소성 운동에 주로 사용하는 근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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