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올림픽 육상과 수영, 체조 등 기초 종목에서 한국 선수가 선전했다. 여서정이 여자 기계체조에서 첫 메달을 땄고, 우상혁은 남자 높이뛰기에서 2m35㎝를 넘어 4위에 올랐다. 기초 종목에서 우수한 성적을 내는 비결엔 ‘과학의 힘’이 자리 잡고 있다. 미국의 과학전문지 포퓰러메커닉스는 최근 ‘올림픽의 과학’ 기사를 통해 과학적 시각에서 주요 종목을 조명했다.
올림픽 경기에 숨은 과학 #회전 동작 때 에너지, 철봉에 전달 #선수가 다시 흡수해 회전속도 높여 #근육에 젖산 쌓이면 운동능력 저하 #펠프스, 일반인보다 훨씬 적게 나와

테니스선수가 흘리는 땀, 마라톤의 4배
황선우 등 수영 선수는 특수한 신체적 특징이 있으면 보다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게 젖산이다. 젖산 축적이 적거나 제거 속도가 빠를수록 좋은 기록을 내는 데 유리하다. 근육과 혈액에 쌓인 젖산이 많으면 피로를 유발해 팔다리의 운동 능력이 떨어져서다. 1998년 처음 등장한 ‘밀착형’ 전신 수영복은 젖산의 축적과 물의 저항을 최소화해 기록 향상에 도움을 준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접영 종목에서 근육에 더 많은 젖산이 쌓인다. 포퓰러메커닉스는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는 태생적으로 일반인보다 훨씬 적은 젖산을 생성한다”며 “그는 정확한 수치는 밝히고 있지 않지만, 이는 수영을 할 때 누구보다 유리한 경쟁 요소”라고 보도했다.

이단평행봉과 에너지 교환하는 기계체조 선수
신재환은 기계체조 도마 종목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서정도 도마에서 동메달을 땄다. 기계체조에는 도마와 철봉·평행봉·안마·링 등 다양한 종목이 있다. 이 가운데 철봉을 할 때 선수는 중력을 거스르기 위해 철봉과 ‘에너지 교환’ 과정을 거친다. 선수는 팔을 곧게 펴고 발가락을 뾰족하게 유지하면서 물구나무를 선 자세에서 연기를 시작한다. 회전을 시작하면 회전 에너지를 높이기 위해 등을 아치형으로 구부린다.
또 엉덩이와 골반, 배를 구부리고 다리를 앞으로 흔들어 무게중심을 철봉과 가깝게 조정한다. 이후 몸 전체가 아래로 내려가면서 유리섬유로 제작한 철봉에 에너지를 전달한다. 그리고 다시 올라가면서 이 에너지를 재흡수해 회전 속도를 증가시킨다.

장대높이뛰기 선수는 장대와 에너지 교환
육상은 종목에 따라 과학적 분석이 달라진다. 마라톤처럼 장거리 선수는 유산소 효율성이 가장 중요하다. 대부분의 마라톤 선수는 산소 흡수율이 일반인의 두 배에 이른다. 산소 흡수율은 숨을 들이쉴 때 산소가 사람의 몸에 흡수되는 비율이다. 장거리 선수는 주로 지근섬유의 비율이 높다. 모세혈관 밀도가 빽빽하고, 미토콘드리아가 발달해 유산소 대사 능력이 좋아서다.
단거리 선수는 산소 흡수율보다 민첩한 반응 속도가 더 중요하다. 지근섬유는 산소 흡수율이 좋은 대신 근육의 수축 속도가 느리다. 이 때문에 단거리 선수는 상대적으로 속근섬유가 발달했다. 속근섬유는 신경세포의 세포체가 크고, 신경세포가 지배하는 근섬유 수가 많아 순간적인 힘과 순발력이 필요한 무산소성 운동에 주로 사용하는 근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