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꽹과리 쳐라""안산에 전화할까" 정몽구·정의선의 양궁 비책

중앙일보

입력 2021.08.01 15:00

업데이트 2021.08.01 15:28

안산이 7월 30일 일본 도쿄의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 결승에서 러시아올림픽위원회의 옐레나 오시포바를 6-5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울고있는 안산을 다독여주고 있다. 도쿄=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안산이 7월 30일 일본 도쿄의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 결승에서 러시아올림픽위원회의 옐레나 오시포바를 6-5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울고있는 안산을 다독여주고 있다. 도쿄=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안산 선수를 격려해도 괜찮을까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겸 양궁협회 회장)
“괜찮을 것 같습니다.” (장영술 양궁협회 부회장)

지난달 30일 새벽, 양궁 올림픽 대표팀을 이끌고 일본에 머무는 장 부회장의 휴대전화에 문자 알림이 울렸다. 이런 내용의 문자를 주고받은 정 회장은 이날 오전 안산 양궁대표팀 선수에게 전화를 걸어 “믿고 있으니 경기만 잘 치르라”고 격려했다. 스포츠협회 회장이 경기를 앞둔 선수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격려하는 건 흔히 있는 일은 아니다. 스포츠계 안팎에선 한국에서 이어진 안 선수와 관련한 각종 논란을 의식해 정 회장이 선수에게 직접 전화를 건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안 선수는 이날 양궁 여자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안 선수는 시상식에 참석한 정 회장의 목에 금메달을 걸어줬다. 정 회장은 이날 넥타이를 맨 와이셔츠 차림으로 안 선수를 응원했다. 평상복 차림으로 응원에 나선 전날과 다른 모습이었다. 안 선수는 “회장님께서 이날 아침에 전화를 해주셨다”며 “격려의 말씀이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가벼운 마음으로 경기장에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지난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선 양궁 경기장 인근에 물리치료실을 갖춘 선수용 트레일러를 마련했다. 현대차는 양궁 선수단 안전을 고려해 맥스크루즈와 투싼 방탄차를 제공했다.

정몽구 현대차 명예회장이 2012년 6월 양궁협회장으로 자격으로 태릉 선수촌을 방문해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중앙포토

정몽구 현대차 명예회장이 2012년 6월 양궁협회장으로 자격으로 태릉 선수촌을 방문해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중앙포토

현대차와 양궁협회의 끈끈한 관계는 1985년 정몽구 현대차 명예회장이 협회장에 취임하면서부터 이어지고 있다. 정 회장이 선수들의 심리를 다독이는 데 힘을 썼다면 부친인 정 명예회장은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끌어내는 데 주력했다.

정몽구 명예회장, 집중력 위해 꽹과리 훈련 제안 

1991년에는 폴란드 세계 양궁 선수권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이 물에 적응하지 못해 고생한다는 얘기를 듣고 스위스에서 물을 구해 보낸 일화는 유명하다. 정 명예회장은 1996년 미국 애틀랜타 올림픽을 앞두고 토너먼트 방식이 도입되자 선수들이 집중할 수 있도록 꽹과리 훈련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와 별도로 현대차그룹은 리우 올림픽 이후 양궁협회와 손잡고 선수들에 대한 기술 지원에 나서고 있다. 선수들을 대신해 화살을 선별하는 슈팅머신이 대표적이다. 현대차는 그룹 내 인공지능 전문 조직 에어스(AIRS) 컴퍼니가 보유한 인공지능(AI) 딥러닝 비전 기술을 활용해 인공지능 코치도 만들었다. 선수들의 훈련 영상을 분석이 용이하도록 자동 편집해 주는 기술이다. 선수와 코치는 최적화된 편집 영상을 통해 평소 습관이나 취약점을 집중적으로 분석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경기력 향상으로 이어졌다. 한국 양궁의 정교함에 현대차의 혁신 기술력이 더해져 도쿄 올림픽 메달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들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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