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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숲 붉은 꽃 잔치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747호 17면

WIDE SHOT

와이드샷 7/31

와이드샷 7/31

‘녹음유초승화시(綠陰幽草勝花時)’. 여름의 울창한 숲과 무성한 풀이 꽃 피는 시절보다 낫다는 말이다. 하지만 푸른 숲과 화려한 꽃이 어우러진 장관을 마주하면 생각이 달라진다. 전남 담양, 조선 중기에 조성된 ‘명옥헌 원림(鳴玉軒 苑林)’에 배롱나무가 꽃망울을 터트리자 초록 숲에 붉은 꽃 잔치가 벌어졌다. 초여름부터 백일 넘게 꽃을 피워 ‘백일홍’이라고도 하고 손을 대면 잔가지가 파르르 떨어 ‘간지럼 나무’라고도 한다. 남도의 고택에는 어김없이 크고 오래된 배롱나무가 있다. 최근 온난화의 영향으로 중부지방에서도 잘 자라지만 예전에는 따뜻한 남도 지방의 상징이었다. 명옥(鳴玉)은 개울물이 흐를 때 옥이 구르는 듯한 소리가 난다는 의미다. 조선 시대 민간정원의 아름다움을 잘 간직하고 있어 명승(제58호)으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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