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한방] 말 못할 고민 '요실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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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초반인 주부 L씨는 가족에게도 말못할 고민이 있다. 시도 때도 없이 찔끔거리는 소변, 바로 요실금 때문이다. 외출도 겁나고 남들이 알까 민망도 하지만 이젠 자신이 늙어버린 것 같아 속상한 마음에 치료를 받기로 결심했다.

요실금은 소변을 참지 못하는 증상이다. 소변이 나오는 것을 알지 못하는 것을 유뇨, 나오는 줄 알면서도 참지 못하는 것을 실금이라고 하는데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많다. 요실금은 원인에 따라 단순한 긴장성 요실금, 몸이 약해 오는 허약성 요실금, 나이들어 생기는 노인성 요실금으로 나뉜다.

대부분 방광 괄약근의 힘이 약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소변이 샌다. 특히 허약성인 경우 평소엔 증세가 없다가도 피로.과로 또는 운동할 때 소변이 샌다.

분만으로 요도 주위의 괄약근이 늘어나 기침을 하거나 크게 웃을 때 혹은 가벼운 운동을 할 때 자신도 모르게 소변을 지린다. 한의학에서는 하초의 원기가 부족해 신(腎)과 방광이 허약하거나 혹은 습열에 의해 방광이 울결된 것도 원인으로 본다. L씨의 경우도 허약성 요실금으로 신장의 양기 부족이 원인이었다.

요실금은 선천적이 아닌 단순 기능성 이상이라면 한방치료 효과가 좋다. 한방에선 신장과 방광 기능의 허실을 분류해 치료한다. 특히 얼굴 색이 누렇고 두통.심계항진.권태감이 있으며, 맥박이 가늘게 뛰고, 소변이 맑고 잔뇨감이 있고, 찔끔거릴 때는 양기를 보하는 약을 써 방광괄약근을 강화해 준다.

육미지황탕에 오자로 불리는 다섯가지 약재를 가감해 사용하면 효과적이다. 한약 이외에도 침과 뜸을 병행하고 때에 따라 아로마 요법을 이용한다. 아로마 오일을 이용한 마사지 요법은 신장과 방광 기능을 원활하게 하고 긴장을 완화시키며, 스트레스 해소 효과를 발휘한다. 가정에서는 구기자 20g, 익지인 4g에 물 5백㏄를 붓고 달여 마시면 허약해진 신장기운을 보할 수 있다.

요실금을 예방.치료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운동요법이다. 일명 케겔운동이라 하여 회음부나 항문의 주변근육을 조였다가 풀어주는 것을 반복한다. 마치 소변을 끊어 누는 것과 같다. 운동할 때는 호흡은 깊고 천천히 하며 1회 5분 정도, 하루 두세 차례 시행한다. 근육을 멈추고 조이는 시간은 4~5초 정도가 적당하다.

신준식 자생한방병원장(www.jase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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