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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수도권 3단계 격상…대통령 “좀더 인내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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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문재인

정부가 비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올리기로 했다. 적용 기간은 27일 0시부터 8월 8일 자정까지 13일간이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산세를 보였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최근 비수도권으로 퍼지고 있는 데 따른 조치다. 단, 방역 상황이 안정적인 소규모 지방자치단체는 단계를 자율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비수도권 확진자 비중 40% 육박 #대통령 “26일부터 격상” 말했다가 #중대본 회의 과정서 27일로 결정 #수도권 4단계 2주 연장엔 “송구” #‘사적모임 5인 금지’도 내달 8일까지 #델타감염은 한달 새 3.3→48% 급증 #정부 “여름휴가 9월 이후로 연기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25일 오후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문재인(얼굴) 대통령 주재 중대본 회의를 열고 비수도권의 단계 조정을 결정했다. 현재 3단계인 부산·대전·제주를 제외한 11개 시·도가 해당한다. 대전은 자체적으로 27일부터 거리두기를 4단계로 더 올리기로 했다. 현재 1단계인 전북·경북도 동시에 3단계로 격상된다. 선제적 대응 차원에서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비수도권에서도 거리두기 단계를 3단계로 일괄 상향하는 등 강화된 방역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며 “수도권 거리두기 강화에 따른 풍선효과와 함께 휴가지 중심으로 이동량이 많아지며 비수도권 확진자 비중이 35%를 넘어서는 등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양상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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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수도권 방역 위험도는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중대본에 따르면 최근 한 주간(7월 18~24일) 비수도권 내 코로나19 하루 평균 확진자는 498.9명으로 집계됐다. 4주째 증가세다. 여기에 휴가철을 맞아 이동량도 줄지 않고 있다. 7월 둘째 주 비수도권 주말 이동량은 직전주 대비 0.9% 늘었다. 전전주에 비해 5.3% 증가한 수치다.

특히 변이 바이러스까지 비상이다.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비해 전파력과 입원 위험이 높은 델타(인도형) 변이 바이러스가 비수도권에도 빠르게 퍼지고 있다. 6월 넷째 주와 놓고 보면 최근 델타 변이 검출률은 3.3%에서 48%로 45%포인트나 증가했다. 수도권은 현재 거리두기 4단계로 26일부터 2주 더 연장된 상태다.

비수도권 내일부터 카페·식당 매장영업 밤 10시까지

정부는 27일부터 비수도권에 대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를 일괄 적용하기로 했다. 휴일인 25일 강원도 양양의 한 시장 골목이 한산하다. [연합뉴스]

정부는 27일부터 비수도권에 대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를 일괄 적용하기로 했다. 휴일인 25일 강원도 양양의 한 시장 골목이 한산하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지난 2주간의 고강도 조치에 의해 확산을 진정시키진 못했지만, 확진자의 급증세를 어느 정도 억제할 수 있었다. 그 효과를 계속 이어가 앞으로 2주, 확실하게 확산세를 꺾기 위한 것”이라며 “고통의 시간이 길어져 송구하고 안타까운 마음이다. 국민도 힘들겠지만 조금 더 인내해 달라”고 말했다.

다만 중대본은 인구가 적은 군(郡) 단위 기초 지자체는 확진자 발생이 워낙 적은 데다 인구 이동으로 인한 ‘풍선효과’ 우려가 낮다고 판단해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경북 의성군의 경우 이날 신규 확진자가 한 명도 보고되지 않았다. 인천 옹진·강화군도 수도권(4단계) 안에서 2단계를 시행 중이다.

비수도권 3단계 거리두기 적용 기간은 26일이 아닌 27일 0시부터 8월 8일 자정까지다. 앞서 문 대통령은 이날 중대본 회의 모두발언 때 “내일(26일)부터 비수도권에서도 거리두기 3단계를 적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대본 회의 과정에서 바뀌었다. 자영업자 등의 준비시간을 고려해 하루 늦춘 27일로 최종 결정됐다. 40분 만에 대통령의 발언 내용이 바뀐 것이다. 현재 비수도권의 거리두기 단계는 지난 15일부터 적용됐다. 당시 종료 시점을 못 박지는 않았지만 11일 만에 단계가 상향 조정됐다.

같은 날 대전의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줄을 서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같은 날 대전의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줄을 서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3단계 거리두기가 시행되면 사적 모임은 4명까지 허용된다. 동거가족은 예외다. 상견례는 최대 8명, 돌잔치는 16명까지 가능하다. 비수도권은 지난 19일부터 1~2단계 지역에도 3단계 사적 모임 기준을 추가 방역조치로 시행해 왔다. ‘7월 말 8월 초’ 휴가철을 맞아 휴가방역 대책도 나왔다. 비수도권 내 유명 해수욕장 등에서 야간음주가 금지된다. 배달음식도 먹을 수 없다. 숙박시설이 자체적으로 벌이는 파티·행사도 일절 안 된다.

3단계에서 단란·유흥주점 등 유흥시설은 오후 10시까지 영업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유흥시설발(發) 집단감염이 지속적으로 터지는 만큼 유흥시설은 집합금지를 적극적으로 권고키로 했다. 식당·카페는 오후 10시 이후엔 포장·배달만 된다. 행사와 집회는 50인 미만으로 허용된다. 결혼식·장례식 등이 해당한다. 친족 외 친구, 직장 동료까지 포함해 49명까지 모일 수 있다. 종교행사는 수용인원의 20% 이내에서 대면 행사가 가능하다. 종교시설 안에서의 식사·숙박은 금지다. 스포츠 관람도 20%(실내·실외는 30%)를 적용받는다. 학원은 운영시간 제한이 없다.

권덕철(보건복지부 장관) 중대본 1차장은 “이번 4차 유행은 델타 변이 특성 등으로 일상생활에서 ‘조용한 전파’가 빠르게 이뤄지는 특성이 있다”며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를 피해 달라. 모임을 하지 말고, 밀폐된 실내시설 이용을 주의해 주기 바란다. 여름휴가는 가급적 9월 이후로 연기하고 장거리 여행이나 이동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중대본 회의에서 “지금처럼 유행이 발생할 때마다 군경, 공무원을 임시방편으로 동원하거나 임시직을 활용하는 방식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오래 지속할 수도 없다”며 “보건소 간호인력 등 공공의료 인력을 확충하고 공공의료를 강화하는 등의 근본 대책을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함께 마련하는 데 강력한 의지를 모아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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