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남북 당국자 예비접촉 표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15일 열린 남북 고위당국자회담을 위한 제4차 예비회담에서는 양측 대표들이 최근 동독의 국경개방조치 등에 관해 서로 다른 의견을 개진하는 등 신경전.
우리측 송한호 수석대표가『동독 관영통신도 지난 주말까지 5백만 명에 달하는 서독비자발급 소식을 보도하고 있다』고 말하고 『생면부지의 동·서독 인들이 같은 민족이라는 사실만으로 껴안고 춤추는 장면은 정말 보기 좋더라』고 말을 건네자 북한측의 백남준 단장은『국경 개방 전에는 서독으로 넘어간 동독 사람 중 정착자는 2%였으나 개방 후에는 0·2%도 안 된다』고 응수.
이에 우리측 송 대표가『우리도 자유왕래를 보장하는 제도적 장치 마련을 위해 협약을 맺자』고 통행 통신협정 체결문제를 언급하자 북한측 백 단장은『우리는 문을 다 열어 놨는데 담을 쌓고 장벽을 조정하는 쪽은 그쪽』이라며 『올 사람은 다 오고 만날 사람도 다 만나 금강산도 같이 가자』고 응답.

<북 여기자 2명 나와 눈길>
○…통일각에서 열린 이날 회담에는 북한측에서 40대 여기자 2명이 취재 나와 눈길.
김일성 종합대학 출신인 두 여기자는 각각 노동청년신문 남 조선부에서 근무하는 유현옥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출판 부에서 일하는 윤영애 라고 자신들을 소개.
13세 된 딸을 두고 있다는 유 기자는 기혼여성의 취업문제에 특히 관심을 보여 『출산 휴가가 몇 개월이냐』 『여성들이 직장에 근무하는 낮 동안 가정 일은 누가 돌보는가』등을 질문하면서 북한은 출산휴가가 5개월이며 직장에 탁아소가 있어 생후 6개월까지 2시간에 한번씩 젖먹이는 시간을 준다고 자랑.

<고향방문에 무관심 비춰>
○…낮 12시 20분쯤 회담을 끝내면서 5차 예비회담 날짜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북한측은 제2차 고향방문단 교환 예정일인 12월 8일 하루 전인 7일과 하루 뒤인 9일을 제의해 북한측이 고향방문단 교환에 뜻이 없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샀다.
우리측 송 수석대표가 5차 회담 일을 12월 21일로 제안하자 북측 백 단장은 연말이라 곤란하다며 12월 7일 또는 9일로 하자고 제의.
이에 대해 송 대표가 12월초는 우리측이 예산국회 등으로 바쁜 시점인데다 고향방문단교환과 12월 15일의 적십자 본 회담 등 남북간에 큰 행사가 겹쳐 있는 사실을 지적한 뒤 12월20일로 수정제의하자 북측은 마지못해 수락.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