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지옥' 홀로 갇힌뒤 기적의 생존…美소방관 놀라운 정신력 [영상]

중앙일보

입력 2021.07.23 09:00

업데이트 2021.07.23 09:13

미국 서부 오리건주(州) 남부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 진압 중에 실종된 소방관이 구조 헬기에 의해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21일(현지시간) 지역 방송 KRNV 등이 전했다.

정신력 잃지 않고 안전지대로 이동
2000명 넘는 인력 투입에도 불길 못잡아
매연 서풍 타고 4000㎞ 떨어진 동부 이동

이 소방관은 지난 18일 오리건주 레이크 카운티에서 이른바 ‘부트레그 산불’로 불리는 산불을 진압 중에 동료들과 떨어져 길을 잃었다. 한 치 앞도 보기 힘들 정도로 연기가 피어오르면서다. 현재 미국에선 대형 산불만 83건이 신고됐고, 오리건주의 산불은 그중에서도 가장 큰 규모다.

17일(현지시간) 미 오리건주 남부에서 발생한 부트레그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미 오리건주 남부에서 발생한 부트레그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사건 접수 이후 네바다주 방위군은 정찰 임무를 수행하던 구조헬기를 현장에 급파했다. 매연과 불기둥으로 시야를 확보하기 어려웠지만, 한 시간여의 수색 끝에 조종사 케빈 킬러(47)는 최초 실종 장소에서 1.5마일(약 2.4㎞) 떨어진 곳에서 소방관을 발견할 수 있었다.

KRNV는 “실종 소방관은 정신력을 발휘해 구급차가 올 수 있는 도로를 찾아 올라가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 소방관은 곧 정확한 진단을 위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특별한 부상은 없었다.

같은 날 오리건주 산불 진화 현장에선 화마를 피해 나무에 올라타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던 새끼 곰이 구조대를 만나기도 했다. 이 새끼 곰은 소방관들로부터 물을 얻어 마신 후 무사히 안전 지역으로 이동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미 오리건주에서 일어난 대형 산불 '부트레그' 현장 인근에서 새끼 곰 한 마리가 나무에 매달려 있다. 이 새끼 곰은 현장으로 투입되는 소방관들로부터 물을 얻어 마신 후 무사히 자리를 떴다. [AP=뉴시스]

지난 18일(현지시간) 미 오리건주에서 일어난 대형 산불 '부트레그' 현장 인근에서 새끼 곰 한 마리가 나무에 매달려 있다. 이 새끼 곰은 현장으로 투입되는 소방관들로부터 물을 얻어 마신 후 무사히 자리를 떴다. [AP=뉴시스]

지난 6일 오리건주 남부에서 시작된 산불은 2주 동안 2000명이 넘는 소방관이 투입됐지만, 아직 30% 정도밖에 불길을 잡지 못한 상황이다. 2000명이 넘는 주민이 대피했고, 200채 가까운 주택과 건물이 불에 탔다.

케이트 브라운 오리건주지사는 “1900년 이래 오리건주에서 발생한 산불 가운데 4번째로 큰 산불”이라며 “건조한 데다 바람이 불고 번개까지 쳐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앞서 “몇 주 전 열돔 현상으로 많은 이들을 잃었다. 기후 변화가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21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의 모습. 미국 서부의 대규모 산불로 인해 동쪽으로 수천㎞ 떨어진 뉴욕시의 대기질도 세계 최악 수준으로 나빠졌다. [로이터=연합뉴스]

21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의 모습. 미국 서부의 대규모 산불로 인해 동쪽으로 수천㎞ 떨어진 뉴욕시의 대기질도 세계 최악 수준으로 나빠졌다. [로이터=연합뉴스]

미 전국합동화재센터에 따르면 미 서부에서 부트레그 산불 외에도 13개 주에서 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번지며 그 연기가 뉴욕시를 비롯한 동부 지역까지 퍼지고 있다.

이에 CNN 방송은 “기후 변화가 전례 없이 파괴적인 산불을 ‘뉴노멀’로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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