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양책 힘입어 정상 궤도 달릴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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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지속적인 상승세 기대>
은행 대출 금리 1%포인트 인하를 포함한 정부의 경기 부양 대책이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금리 2% 정도 인하의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해 이를 재료로 한 수직 상승은 더 이상 계속되지 못하지만 일단 정부의 확고한 경기 부양 방침을 확인한 이상 증시가 정상 궤도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조치에 따르면 금리는 1%포인트 낮아지지만 실세 금리를 낮추기 위해 통화 공급을 늘리고 특별 설비 자금 1조원을 지원하는 등 어쨌든 증시로 봐서는 좋은 징조임에 틀림없다.
더구나 이번의 조치로 채권 수익률이 떨어지게 되고 그동안 고 수익 상품으로 인기를 얻었던 CMA (어음 관리 구좌)·은행 신탁 계정·투신 수익 증권·BMF (통화 채권 펀드) 등이 채권 편입 비율만큼 수익률이 떨어지므로 그 만큼 주식 투자로 자금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투신사들도 상대적으로 주식 매입을 늘릴 수밖에 없어 시중 자금이 증시로 빠르게 흘러들어 올 것이 기대된다.
전체 주가 향방을 예상해보면 일단 현재의 9백20∼9백30선에서 매도 물량과 신 매수 세력간에 치열한 공방전이 펼쳐진 다음 지속적인 상승세를 탈것으로 증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첨단 산업 관련 주 관심>
앞으로 주도주의 향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선 당장은 7개월여의 장기 침체로 큰 폭으로 주가가 떨어진 종목 중심으로 거래가 활발하지만 종합 주가 지수 9백30선을 넘어서면서 정상 궤도에 들어서면 재료 중심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첨단 산업 등 수출 주력 산업에 대해서도 해외 전환 사채 (CB) 발행을 허용하기로 한만큼 삼성·대우·유공 등 기존의 CB관련 대형 제조 우량 주와 첨단 산업 관련 주들이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13사 공개 5백억 공모>
연말까지 사실상 중지됐던 기업 공개가 경기 부양책에 따라 재개된다.
증권감독원은 14일 올해 안에 예정됐던 기업 공개를 내년으로 미룰 경우, 연초의 적체 현상이 더 큰 문제를 일으킬 우려가 있으며 연내 공개를 희망하는 기업들의 총 공모 규모가 5백억원 정도로 전체 수급에 큰 지장이 없다고 판단, 원래 예정대로 기업 공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감독원은 지난달 30일 증시 장기 침체의 주 요인이었던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연말까지 예정됐던 기업공개 및 유상 증자를 모두내년으로 연기토록 했었다.
그러나 감독원은 앞으로 기업 공개를 할 때 부실 공개 요인을 최대한 막기 위해 공개 전 6개월 이내에 유상증자를 했거나 조감법에 의한 재평가 재원을 기준으로 일정 비율 이상 무상 증자를 한 기업은 발행가를 책정할 때 같은 업종의 다른 업체 주가를 감안한 이른바 상대 가치를 적용할 수 없도록 했다.

<폭락 주 단타 매매 성행>
한편 증권 감독원이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연말까지 사실상 중지하기로 한 기업 공개와 유상 증자를 재개키로 한 조치는 증시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감독원 측이 설명하는 대로 앞으로 남아있는 13개 사의 총 공모 규모가 5백억원 정도로 전체 수급 상황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하더라도 불과 보름만에 방침을 뒤바꾸는 일관성 없는 정책은 투자자들에게 불안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앞으로 제조·무역 등을 중심으로 한 큰 흐름은 변함없지만 단기 조정 때의 이익을 노려 주가 폭락 종목을 중심으로 단타 매매가 성행할 가능성이 높다. <손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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