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비 없어 알바하는 청년, 지난 10년간 매년 10%씩 급증

중앙일보

입력 2021.07.21 11:15

올 상반기 열렸던 일자리 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취업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올 상반기 열렸던 일자리 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취업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최근 10년간 비자발적 시간제 근로자 증가 속도가 전체 임금 근로자 증가율을 크게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당장 생활비가 필요해 일자리를 구한 생계형 근로자가 급증했다는 의미로 고용의 질이 계속 나빠지고 있다는 지표다.

한경연, “양질의 일자리 없는게 주 원인”

21일 한국경제연구원은 2010~2020년 비자발적 시간제 근로자의 연평균 증가율은 3.6%로, 전체 임금 근로자 연평균 증가율(1.3%)의 세 배 수준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비자발적 시간제 근로자는 2010년 77만 2000명에서 지난해 110만4000명으로 33만명 이상 늘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전체 임금 근로자는 전년 대비 25만8000명 줄었지만, 비자발적 시간제 근로자는 3000명이 늘어났다.

생계형 시간제 근로자 추이를 연령대별로 분석한 결과, 청년층(15~29세)에서 연평균 10%씩 늘어나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뒤를 이어 50대 이상은 연평균 8%씩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줄어든 30대(연평균 -1%), 40대(연평균 -2%)와 대조를 이뤘다. 김혜진 한경연 연구원은 “지난 10년간 청년층에서 생계형 시간제 근로자가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며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해 구직 기간이 길어지면서 아르바이트를 통해 생활비를 충당하는 청년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10년간 비자발적 시간제근로자 추이. [자료 한국경제연구원]

지난 10년간 비자발적 시간제근로자 추이. [자료 한국경제연구원]

지난해 비자발적 시간제 근로자의 3분의 2 가까이(64%)가 생활비 등 당장의 수입이 필요해 일자리를 구한 근로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원하는 분야 또는 경력에 맞는 일자리 없어서(19%) 시간제 근로자를 택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과 비교하면 한국은 비자발적 시간제 근로자 비중이 높은 편이다. 지난해 기준 전체 시간제 근로자 중 비자발적 시간제 근로자 비중은 한국이 49%로 OECD 38개국 평균(21%)의 두배 이상 높다. 다른 국가에선 육아와 학업 병행, 자기 계발 등 자발적 이유로 시간제 근로를 활용하는 반면, 한국은 더 나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어쩔 수 없이 시간제 근로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10년간 비자발적 시간제 근로자가 급증했다는 것은 그만큼 구직자가 원하는 일자리가 충분치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공공 일자리 확대 중심의 정책보다는 양질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기업 규제 완화로 민간의 고용 여력을 높일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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