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만 안다는 ‘렛제로’ ‘리젠’?…친환경 ‘부캐’ 키우는 유화업계

중앙일보

입력 2021.07.19 15:59

LG화학의 친환경 브랜드 렛제로를 적용한 예시 이미지. [사진 LG화학]

LG화학의 친환경 브랜드 렛제로를 적용한 예시 이미지. [사진 LG화학]

‘굴뚝 산업’으로 여겨졌던 석유화학·소재 기업들이 최근 친환경 ‘부캐(부캐릭터)’를 앞세워 ‘녹색 기업’으로 이미지를 바꾸고 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열풍이 가져온 변화다. 친환경 브랜드를 통해 기업의 탄소중립 사업을 알리고 급증하는 ‘그린슈머’의 마음도 사로잡겠다는 전략이다.

LG화학, 친환경 브랜드 ‘렛제로’ 공개

LG화학은 19일 자사의 친환경 제품을 위한 프리미엄 통합 브랜드 ‘렛제로(LETZero)’를 발표했다. 렛제로는 ‘환경에 대한 해로움과 탄소배출 순증가량을 0(제로)으로 만들겠다’는 뜻이다. LG화학 관계자는 “LG화학의 친환경 이미지를 강화하고 환경보호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 렛제로 브랜드를 선보였다”고 밝혔다.

최근 LG화학은 폐식용유, 팜오일 등 재생 가능한 식물성 원료로 고흡수성수지(SAP), 폴리올레핀(PO), 폴리카보네이트(PC) 컴파운드 등을 만드는 등 친환경 소재 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 2050년까지 친환경 소재 사업에 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우선 LG화학은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하거나 식물성 원료를 사용한 제품, 옥수수 성분의 포도당 등을 활용해 100% 생분해가 가능한 제품에 렛제로 브랜드를 붙이기로 했다. 이달 말 출시될 친환경 SAP가 렛제로 브랜드로 탄생하는 첫 제품이다. LG화학은 향후 배터리 소재 등 친환경 제품 전 영역으로 브랜드 적용을 늘려갈 예정이다. 또한 친환경 SAP로 만든 기저귀, 폐플라스틱 재활용 소재로 만든 화장품 용기 등 LG화학의 친환경 소재로 제작한 제품에도 렛제로 로고를 적용할 수 있도록 고객사와 협의할 계획이다.

친환경 브랜드 앞세워 B2C 시장 진출도 

효성티앤씨가 만든 친환경 의류브랜드 G3H10의 제품을 입은 모델. [사진 효성그룹]

효성티앤씨가 만든 친환경 의류브랜드 G3H10의 제품을 입은 모델. [사진 효성그룹]

효성그룹의 화학섬유 계열사인 효성티앤씨는 친환경 브랜드 활용에 적극적이다. 지난 2008년 국내 최초로 폐트병에서 추출한 폴리에스터 섬유를 개발해 ‘리젠’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었다. 지난해엔 제주도에서 수거한 폐페트병으로 재활용 섬유를 만들어 ‘리젠제주’라는 이름으로 출시했으며 올해는 서울 금천·영등포·강남구에서 수거한 투명 폐페트병으로 만든 ‘리젠서울’을 선보였다. 노스페이스, 플리츠마마 등의 의류 브랜드는 효성의 친환경 섬유로 만든 제품에 리젠 로고를 활용하고 있다.

지난 2월엔 효성티앤씨가 직접 친환경 의류 브랜드 ‘G3H10’을 만들고 리젠 섬유와 무농약 목화에서 뽑아낸 면으로 셔츠를 만들어 판매했다. B2B(기업 간 거래) 사업을 위주로 하는 이 회사가 의류를 직접 제작해 일반 소비자들에게 선보인 첫 사례였다.

B2B 사업 중심이었던 금호석유화학도 지난 5월 친환경 건자재 브랜드 ‘휴그린’을 앞세워 B2C(기업·소비자간 거래) 창호 시장에 진출했다. 휴그린은 금호석화가 지난 2009년부터 사용해 온 브랜드로 친환경 소재로 만든 창호, 단열재를 판매하고 있다.

MZ세대, 친환경 소비에 적극적

LG화학의 친환경 소재가 적용된 제품의 예시 이미지. [사진 LG화학]

LG화학의 친환경 소재가 적용된 제품의 예시 이미지. [사진 LG화학]

이들 석유화학·소재 기업이 친환경 브랜드를 앞세운 이유는 ‘탄소배출’이 연상되는 기업 고유의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서다. 최근 ESG 경영이 사회 전반의 화두로 자리잡으며 소비자들의 구매행태에도 기업의 친환경 이미지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5월 대한상공회의소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9명(88.3%)은 환경보호 등 ESG 활동에 적극적인 기업의 제품이라면 돈을 더 주고도 구입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효성 관계자는 “최근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윤리적 가치소비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친환경 브랜드에 대한 소비도 급증하고 있다”며 “리젠의 경우 올들어 매출이 전년대비 약 20% 이상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각 기업이 잇따라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 접점의 브랜드를 통해 환경친화적인 행보를 알리겠다는 취지도 숨어있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최근 환경보호에 도움이 되는 제품 위주로 구매하는 그린슈머가 늘어나는 등 친환경 시장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며 “친환경 브랜드를 통해 소비자를 공략하고 ESG에 앞장서는 기업 이미지를 구축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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