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폐플라스틱서 원유 뽑는다"…폐플라스틱 해결책 될까

중앙일보

입력 2021.06.21 18:00

SK이노베이션 플라스틱 분해 설명을 듣는 한정애 장관. 사진 환경부

SK이노베이션 플라스틱 분해 설명을 듣는 한정애 장관. 사진 환경부

쓰고 버린 페트병·비닐봉지를 일상 생활에서 태우거나 녹이면 유독 가스가 나온다. 자연 분해 속도가 매우 느린 플라스틱 쓰레기가 인간에게 골칫거리인 이유다. 특히 지난해 연간 1인당 플라스틱 사용량이 세계 3위인 한국(145.9㎏, 유럽플라스틱제조협회(EUROMAP) 추산)으로선, 국제 사회의 따가운 시선까지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EUROMAP에 따르면 조사 대상 63개국 중 한국인보다 많은 플라스틱을 쓴 나라는 벨기에(177.1㎏)와 대만(154.7㎏) 정도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도 중 하나가 폐플라스틱 열분해다. 350~1100도로 플라스틱을 가열해 나오는 가스에서 불순물을 걸러, 나프타·경유·수소·메탄가스 등을 추출해 재사용하려는 시도다. 그런데 이 같은 열분해 방식으로 재활용되는 폐플라스틱은 전체 배출량의 0.1%에 그친다. 기술적 완성도와 경제성이 미비한 게 그 이유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기업이 손을 잡았다. 21일 한정애 환경부 장관은 대전 대덕연구단지에 있는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을 찾아 폐플라스틱 재활용 기술 연구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정부는 2030년까지 폐플라스틱 열분해 처리 비율을 10%까지 높일 계획인데, 이 목표 달성에 대한 독려 메시지 전달을 위해 SK 연구소를 방문한 것이다.

한 장관은 “폐플라스틱을 열분해를 통해 재활용하는 건 탄소중립 및 폐자원 순환체계 구축을 위한 필수 작업”이라고 강조했다. ‘2050년 탄소중립’은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국회 연설에서 강조한 정부 목표다. 이성준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장은 “플라스틱 열분해유 품질 개선을 위한 기술을 비롯해 다양한 친환경 기술을 연구개발하고 있다”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개선 중심) 경영을 위해 더욱 속도를 내겠다”고 화답했다.

28만명분 원유 대체 가능

현재 SK이노베이션의 플라스틱 열분해 기술력은 100만t의 플라스틱을 녹였을 때 540만 배럴분 원유에서 뽑아낼 수 있는 석유 부산물을 얻는 수준이다. 플라스틱 분해를 통해 얻는 원료만 봤을 때, 한국인 28만 명분 연간 원유 소비량을 대체할 수 있다는 얘기다.

플라스틱 분해로 만든 석유제품을 보여주는 연구원. 사진 SK이노베이션 유튜브 캡처

플라스틱 분해로 만든 석유제품을 보여주는 연구원. 사진 SK이노베이션 유튜브 캡처

정부, 탄소배출권으로 지원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석유화학 기업의 숙제는 플라스틱에서 더 많은 자원을 뽑아내고, 잔여 폐기물은 최소화하는 것이다. 기업들은 ESG 경영 강화 차원에서 이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한편으론 정부의 지원책도 바라고 있다. 대표적인 게 규제 완화와 인센티브다. 이를 위해 환경부는 플라스틱 열분해를 통해 나오는 나프타·경유 등을 공식 석유제품으로 인정해 사고 팔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기업들은 전국 산업단지에 매립시설로 지정된 땅에서도 플라스틱 열분해 작업을 하고 싶어하는데, 이를 위한 시설 규제도 완화하기로 했다.

이밖에 플라스틱 열분해로 석유제품을 만들어 재활용하는 만큼 탄소배출권도 주기로 했다. 탄소배출권은 14일 기준 t당 1만5550원이다. 또 현재 ㎏당 147원인 재활용 지원금도 확대할 예정이다. 나경수 SK종합화학(SK이노베이션 100% 자회사) 사장은 “열분해 기술은 폐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비롯해 자원 순환체계 구축을 위한 마중물이 될 것”이라며 “그린비즈니스 확대를 위해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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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욱 기자 isot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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