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서학개미(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국내투자자)가 300조원가량의 해외 주식과 채권을 사고판 것으로 집계됐다. 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로, 지난해 하반기보다 44.3% 늘었다.
한국예탁결제원이 19일 발표한 ‘2021년 상반기 외화증권 예탁결제 현황'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의 상반기 외화증권 결제액은 2612억 달러(299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년 치 결제금액(3233억9000만 달러)의 80.8% 수준에 달했다.
이 중 외화주식 결제액(2077억4000만 달러)은 지난해 하반기보다 63% 늘었고, 이 중 매도는 968억9600만 달러, 매수는 1108억4400만 달러였다. 외화채권 결제 금액은 534억6000만 달러로 지난해 하반기보다 0.1% 줄었다.
해외시장별 결제금액은 미국이 전체 결제금액의 75.8%로 비중이 가장 컸다. 상위 5개 시장인 미국과 유로시장, 홍콩, 중국, 일본은 전체 결제금액의 99.3%를 차지했다.
서학개미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은 것은 미국 주식이었다. 상반기 외화주식 결제금액의 93.4%가 몰렸다. 지난해 하반기(1158억 달러)보다 67.5% 늘었다.
서학개미가 올해 상반기 가장 많이 거래한 외화주식은 테슬라였다. 결제액은 177억8000만 달러에 달했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192억8000만 달러)와 비교해서는 7.8% 줄었다. 눈에 띄는 건 6개월 전보다 32.4% 줄어든 순매수 결제액(17억1000만 달러)이다. 테슬라에 대한 애정이 식어가는 모양새다.
이밖에 결제 금액 상위 10개 종목은 올 초 공매도 대첩이 벌어지며 주가 급등세 속 투자가 몰린 게임스톱과 AMC 엔터테인먼트 홀딩스를 비롯, 애플과 아마존, 엔비디아 등 미국 주식이 이름을 올렸다.
해외 주식 거래가 늘면서 서학개미의 외화증권 보관금액도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국내 투자자의 외화증권 보관금액은 지난해 하반기보다 23.1% 늘어난 889억2000만 달러였다. 이 가운데 외화 주식은 658만8000만 달러로 지난해 하반기보다 39.9% 증가한 반면, 외화채권은 230억4000만 달러로 8.4% 줄었다.
해외시장별 보관금액은 미국이 61.4%로 가장 많았고 상위 5개 시장이 전체 보관금액의 97.6%를 차지했다. 외국 주식 중 미국 주식이 81.9%를 차지했고 지난해 하반기보다 44.4% 늘었다.
외화주식 보관금액 상위종목 1위 역시 테슬라였다. 애플과 아마존, 엔비디아,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A,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