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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지지 단톡방 파장, 이낙연 측 “국정원 여론조작 연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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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5일 오후 전남 무안군 전라남도의회 브리핑룸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5일 오후 전남 무안군 전라남도의회 브리핑룸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이 18일 이재명 경기지사를 향해 총공세에 돌입했다. 경기도 산하 기관인 경기도교통연수원 고위간부 J씨가 이른바 ‘이재명 SNS 봉사팀’이란 텔레그램 단체 채팅방을 운영하면서, 이 전 대표를 ‘친일’ ‘기레기’로 규정하고 “총공격해 달라”고 독려하는 등 비방 공세를 주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경기도교통연수원 간부가 운영 #‘이재명 SNS 봉사팀’ 채팅방 논란 #텔레그램서 이낙연 비방 주도 의혹 #이재명 “당사자 직위해제” 몸 낮춰

이낙연 캠프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2012년 대선 때 국정원 여론조작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민주주의를 해치고 국민을 속인, 결코 용납 못할 범죄행위”(박광온 의원)라고 규정하며 맹공을 퍼부었다. 캠프 총괄본부장인 박 의원은 “이 지사는 J씨와 어떤 관계인 것이냐. 여론조작 사실은 언제 알게 됐느냐”고 따져 물었다. 캠프 자체 조사 결과, 2017~2018년 이 지사가 성남시장이던 시절 J씨는 성남시 산하 성남FC 홍보팀 직원으로 재직하는 등 이 지사와의 인연이 짧지 않다.

박 의원은 이어 “여론조작에 나선 게 J씨 한 사람인지, 조직적으로 개입한 것인지 의문”이라며 “민주당 중앙당의 조사 및 진상조사는 물론, 경기도 역시 수사기관에 고발해 진상 규명에 협조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16일 오후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이재명 캠프]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16일 오후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이재명 캠프]

이에 이재명 지사는 “정치 중립에 문제가 있을 수 있어서 (J씨를) 직위해제 처분을 하고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이날 온라인으로 열린 정책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실제 확인해 봤는데 경기도 직접 산하기관은 아니고 경기도와 관련이 있는 기관의 구성원이 그런 비방을 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부 지침에 어긋나고, 공직자는 아니지만 자중해야 하는 사람이 물의를 일으킨 건 책임지는 게 맞다”며 몸을 낮췄다.

이 지사의 이 같은 대응은 일종의 ‘치고 빠지기’ 전략이란 분석이 나온다. 예비경선 초반에 수비로 일관하다 지난 14일 공세로 전환했던 이 지사가 다시 저자세 대응에 나섰기 때문이다. 그는 예비경선 초기 “기본소득에 대해 오락가락”(이낙연), “도대체 기본주택을 어디에 한다는 거냐”(박용진) 등의 집중견제를 받았다. 지난 5일에는 여배우 스캔들을 묻는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향해 “바지를 한 번 더 내려야 하느냐”며 발끈하는 일도 있었지만 기본적으론 수비에 치중했다. 그랬던 이 지사는 지난 14일 이낙연 전 대표의 아킬레스건으로 거론되는 ‘옵티머스 사무기기 제공 의혹’을 언급하며 공격수 모드로 전환했다. 그러나 18일에는 이낙연 캠프의 대대적인 공세에도 네거티브 역공은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대신 이 지사는 이낙연 전 대표를 향한 정책 검증성 발언을 내놓으며 차별화를 시도했다. 이 지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높은 자리를 오래 했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주어진 책임을 다 하는 게 중요하다. 공약이행률을 보라. 안 지키는 분들이 계시는데 그걸 지적해야 한다”며 “그건 네거티브가 아니라 평가”라고 말했다.

경선이 격화되면서 민주당 내부에선 “네거티브가 너무 거칠다. 자중 메시지를 내야 하는지 고민”(수도권 중진), “2007년 이명박·박근혜, 2017년 문재인·안희정 때에 비하면 아직은 시작도 안했다. 그러나 조금 더 가면 도를 지나치게 될 것”(수도권 재선)이란 우려도 나왔다.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실장은 “공방을 통해 둘의 지지율 상승 효과가 오면 향후 공방이 더 격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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