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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길 주인은 나"…정의선 찜한 UAM에 머스크 도전장 내나

중앙일보

입력

“테슬라는 하늘 길을 그냥 놔두진 않을 것이다.”

미국의 전기차업체인 테슬라가 차세대 모빌리티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ㆍUrban Air Mobility) 사업에 뛰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UAM은 전기식 수직 이착륙기(eVTOL·electric Vertical Take Off and Landing)를 이용한 '하늘을 나는 자동차'로 불리며, 프랑스 에어버스 같은 글로벌 항공업체는 물론 현대자동차, 한화, 대한항공 등이 사업 진출을 선언한 바 있다. 이에따라 테슬라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와 UAM에 의욕을 보여온 현대차의 정의선 회장, 대한항공 조원태 회장 등의 일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테슬라, 하늘 길 놔두지 않을 것”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1월 19일(현지시간) 유인 캡슐 우주선 크루 드래곤 캡슐의 비상탈출 테스트에 성공한 후 언론 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1월 19일(현지시간) 유인 캡슐 우주선 크루 드래곤 캡슐의 비상탈출 테스트에 성공한 후 언론 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18일 미국의 글로벌 투자은행인 모건 스탠리는 “전기차를 통해 배터리, 스페이스X를 통해 우주산업 기술을 각각 갖고 있는 테슬라가 항공사업을 시작할 것이 확실시된다"며 "테슬라 항공은 ‘만약(if)’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when)’의 문제다”라고 분석했다. 배터리와 우주항공 기술을 갖고 있는 테슬라가 차세대 모빌리티로 꼽히는 항공산업을 그냥 바라만 보고 있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까지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테슬라의 고위 관계자 중 어느 누구도 항공산업 진출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적은 없다. 다만 머스크는 지난해 10월 트위터를 통해 “새로운 초음속 항공기가 나온다면 이번에는 전기로 움직일 것”이라는 글을 올려, 머스크가 전기항공기 개발에 뛰어드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돌기도 했다. 모건 스탠리는 “전기차와 하이퍼루프, 화성 탐사까지 손을 뻗치고 있는 테슬라가 하늘을 놔둔다는 것은 설득력이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새로운 초음속 항공기가 나온다면 전기로 움직일 것'이라는 내용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트윗. [일론 머스크 트위터 캡쳐]

'새로운 초음속 항공기가 나온다면 전기로 움직일 것'이라는 내용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트윗. [일론 머스크 트위터 캡쳐]

“2040년엔 UAM시장 1711조원으로 성장”

UAM은 이미 차세대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낮은 고도의 공중을 활용하는 교통 서비스로 현재의 지상 교통체증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꼽힌다. 여기에 활용될 수 있는 이동 수단으로 개발되고 있는 것이 eVTOL이다. 전기모터를 활용해 여러 개의 회전식 날개를 돌리는 방식으로 일상에서 출퇴근용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전세계 UAM의 시장규모는 지난해 70억 달러(약 7조9800억원) 규모에서 오는 2040년 1조5000억 달러(약 1711조원) 수준으로 커질 전망이다. 현재 전기 항공기를 개발에는 프랑스의 에어버스와 브라질 엠브라에르 등 대형 제조사는 물론 무수한 스타트업들이 뛰어들고 있다.

이들 중 이스라엘 스타트업 이비에이션은 지난 1일 전기 항공기 ‘앨리스(Alice)’ 생산 버전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연말 첫 비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전기 항공기는 9명의 승객과 2명의 조종사를 태우고 비행하는 통근용으로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 사이를 비행할 수 있다. 이비에이션은 “2024년 댈러스, 로스앤젤레스, 멜버른 등을 거점으로 운항 서비스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의선, UAM 의욕적으로 키우는 중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이 지난 1월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 참석해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이 지난 1월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 참석해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현대차그룹]

국내 기업 중에서는 현대자동차와 한화시스템, 대한항공에 UAM사업에 뛰어들었다. 특히 현대차는 정의선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UAM사업을 의욕적으로 키우고 있다. 2019년 9월 UAM 사업부를 신설했고 지난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서 우버와 협력해 콘셉트 항공기 모델 ‘S-A1’을 공개하기도 했다.

정 회장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 출신의 미래항공 전문가인 신재원 박사를 영업해 사업부 담당 사장을 맡겼다. 2025년까지 UAM 기체 개발과 모빌리티 서비스, 도심항공 구축 등에 15억 달러(약 1조6800억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정 회장은 지난 16일 관련 사업 점검 등을 위해 올해 들어 세번째로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한화시스템은 2019년부터 미국 오버에어와 함께 에어모빌리티 기체 ‘버터플라이’를 개발 중이다. 최대 시속 320km로 경기 용인 터미널에서 서울 광화문역까지 15분 만에 이동할 수 있다. 대한항공 역시 지난 4월 운항ㆍ종합통제ㆍ항공우주사업본부 직원 등으로 구성된 UAM 사업 추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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