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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통금' 속타는 자영업…“알음알음 뒷문 영업 잡아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유행’이 본격화 함에 따라 수도권(서울·경기·인천)에선 확산세를 잠재우기 위한 고강도 대책이 시행됐다. 저녁 모임이 2명 이하로 제한되면서 영업에 직격탄을 맞게 된 소상공인들은 "어쩔 수 없다"면서도 “형평성 있게 단속하지 않으면 방역지침을 준수하는 사람만 손해를 볼 것"이라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6시되면 2명만” 4단계 오늘 돌입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된 12일 서울 서대문구 한 상가에 임대 광고가 붙어 있다. 뉴스1.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된 12일 서울 서대문구 한 상가에 임대 광고가 붙어 있다. 뉴스1.

12일부터 시행되는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조치에 따르면 식당, 카페, 영화관, PC방, 독서실, 학원, 실내체육시설 등은 오후 10시까지만 운영이 허용된다.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새벽 5시까진 '3인 이상 모임'이 금지된다. 택시도 오후 6시 이후엔 2명까지만 탈 수 있다. 클럽·나이트, 헌팅포차, 감성주점, 유흥주점, 콜라텍·무도장, 홀덤펍·홀덤게임장 등 유흥업종은 오는 25일까지 2주 더 문을 닫아야 한다.

만약 오후 6시 이전에 4명이 골프 라운딩, 등산을 시작했더라도 6시가 되면 2명은 빠져야 한다. 실내체육시설은 허가·신고면적 기준 8㎡당 1명으로 이용 인원이 제한된다. 스포츠 경기는 무관중으로 치러지며 종교시설에서 현장 예배는 할 수 없다. 결혼·장례식에는 친족만, 최대 49명까지 참석할 수 있고, 대규모 행사는 물론 1인 시위를 제외하고는 집회도 금지된다.

새 거리두기 4단계 주요 내용.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새 거리두기 4단계 주요 내용.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방역 위반, 즉시 영업정지 10일”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을 경우엔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를 실시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과 질병관리청은 지난 8일부터 개정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을 시행에 들어갔다. 방역 수칙을 한 번이라도 위반한 시설·업체에 대해선 10일간 운영을 중단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기존엔 1차 적발 시엔 경고 처분 내리고 2차 위반부터 영업을 중단했지만, 경고 절차를 없앴다.

그만큼 수도권 방역 상황이 위태로운 탓이다. 12일 0시 기준 서울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402명(해외유입 제외)이었다. 지난 일주일간 하루 평균 476.3명의 확진자가 쏟아졌다.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기준(389명)을 훌쩍 넘은 수치다. 수도권 전체로는 지난 일주일 하루 평균 894.9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김부겸 국무총리(오른쪽)와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지난 2일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앞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김부겸 국무총리(오른쪽)와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지난 2일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앞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단속 제대로하고 피해보상 소급해야”

영업제한 대상이 된 자영업자들은 “어쩔 수 없다”면서도 “단속에 형평성이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울 강서구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A씨(여)는 “하루 손님이 10명도 안 올 정도로 어려다"면서도 "일부 가게는 영업이 끝난 후에도 알음알음 영업하는 경우가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가게를 닫은 것처럼 꾸며놓고 단골이나 지인들을 받는 경우"라며 "앞문 열어놓는 사람보다 ‘뒷문’ 열어 놓는 사람은 코로나 때도 버틴다는 것 아니겠냐”고 하소연했다.

지난해부터 줄곧 영업 자체가 금지된 유흥업종 종사자들의 불만도 크다. 최원봉 유흥음식점중앙회 총무국장은 “1년 7개월 동안 문을 닫고 있는데, 정부에서 '유흥업소 때문에 확진자가 나온다'고 발표하면 억울하기 짝이 없다”며 “내용을 뜯어보면 결국 일반음식점처럼 허가를 내놓고 사실상 유흥업소처럼 운영하는 경우"라고 주장했다. 그는 "원어민 강사발 집단감염이 그런 것 아니겠냐. 단속을 제대로 안 하고 모든 유흥업종을 셧다운 하는 건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가서 눈 흘기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오후 10시가 넘은 홍대입구 인근 거리의 모습. 주점에서 나온 젊은이들이 흡연 중이다. 허정원 기자.

오후 10시가 넘은 홍대입구 인근 거리의 모습. 주점에서 나온 젊은이들이 흡연 중이다. 허정원 기자.

지난 1일 여당 주도로 국회 문턱을 넘은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대한 불만 목소리도 커졌다. 법 공표 이전의 영업피해까지 포함해 소급 보상하는 내용이 빠진 탓이다. 서울 종로구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B씨(57·남)는 “정부·여당이 민생, 민생 노래를 불렀지만 정작 어디에 어떻게 지원해야 하는지 모른다는 것 아니겠냐”며 “IMF땐 대기업들이 망했다면 지금은 소상공인들이 죽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일주일 평균 신규 확진자 수.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서울 일주일 평균 신규 확진자 수.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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