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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시들" 금융업 신장세 "뚜렷"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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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법인세 33% 늘어>
지난해 국내법인들의 매출액 및 신고소득이 전년도 보다 전반적으로 늘어난 가운데 법인세징수도 부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법인의 법인세(88년 귀속사업연도 신고 분)는 2조4천5백89억 원으로 87년의 1조8천4백66억원보다 33·l%가 늘어났으며 1백대 기업의 법인세만 놓고 보더라도 87년의 1백대 법인보다 36·9% 늘어났다. 1백대 기업이 납부한 법인세는 전체법인세의 35%.

<포철 다시 1위로>
국내 5만6천6백15개 법인 중 가장 많은 법인세를 낸 기업은 포철로 지난해 매출 3조7천92억원, 소득 2천74억원을 올려 4백29억원의 법인세를 냈다.
83∼87년 내리 5년간 법인세납부 랭킹1위를 차지했던 포철은 광양제철소에 대한 시설투자로 8위로 밀렸다가 1년만에 다시 1위로 복귀.
2위는 작년 1위였던 현대자동차로 3백억원을 냈고 럭키가 2백74억원으로 3위.
또 지난해 19위였던 대림산업이 4위로, 30위였던 삼성전자는 9위로 껑충 뛰어 오른 반면 유공은 3위에서 8위로, 태광산업은 5위에서 15위로 후퇴.

<섬유업체 퇴조>
법인세 납부 1백대 기업의 면모를 보면 산업구조에 큰 변화가 일고 있음을 금방 알 수 있다.
제조업체는 해가 갈수록 시들해지는 반면 증권·은행·보험 등 금융업의 신장세가 두드려지는 추세가 확연하다.
법인세 1백대 법인 가운데는 지난 86년만 해도 62개 사의 제조업체가 포함돼 있었으나 87년에는 57개로 줄었으며 지난해는 또다시 51개로 격감했다.
또 법인세 납부 순위 면에서도 지난 87년까지 호황을 누리던 섬유업체가 지난해부터 불황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해 대농·대한화섬·동일방직·갑을 방적 등 8개 사가 무더기로 1백위권 밖으로 밀러 났다.
제조업 가운데서 포철·현대차·럭키 등은 나란히 1, 2, 3위를 차지하며 체면을 세웠으나 4위였던 쌍룡정유가 12위로, 5위였던 삼미종합특수강이 31위로 밀려나는 등 대부분의 업체가 내려앉았다.
7개 증권사 진입
반면 법인세 납부 1백대 기업 중 무려 31개 사가 금융회사로 지난해 24개에서 올해 또다시 7개가 추가됐다.
특히 최근 3년간의 증시 활황으로 돈방석에 올라앉은 증권사의 부상이 두드러져 대우증권이 지난해 77위에서 17위로 껑충 뛰었으며, 대신증권 27위, 럭키증권이 32위에 각각 랭크되는 등 모두 7개 사가 1백위 안에 들었다.
또 한국증권금융·한국증권대체 결제 등 증권관계기관도 2개나 끼어있어 증권사가 얼마나 짭짤한 수익을 올렸는지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와 함께 은행들도 안정적인 수익을 올려 국민은행이 지난해 12위에서 6위로 올라선 것을 비롯, 신한은행·외환은행·장기신용은행·중소기업은행 등 7개 은행이 1백대 기업 안에 들어있다.
제2금융권도 마찬가지여서 지난해 21위이던 한국투자신탁이 7위에 올랐으며 27위이던 대한투자신탁이 11위를 기록하는 등 괄목할만한 신장세를 보였으며 교보·대한투자금융·금성투자금융도 1백대기업 안에 랭크.

<화장품 업도 "짭짤">
올해 처음으로 1백위권 안으로 진입한 떠오르는 별은 모두 25개사.
이 가운데 증시호황으로 떼돈을 번 대신증권 (대표 양재봉)이 27위에 마크된 것이 가장 돋보였으며 한국무역협회가 72위에 올라선 것도 눈길을 끌었다.
무역협회는 지난해 본부를 삼성동으로 옮기면서 구 건물인 회현동 사옥을 처분하는 과정에서 양도차익에 따른 특별부가세를 많이 물었기 때문.
또 화장품 회사인 피어리스가 꾸준한 매출신장에 힘입어 태평양화학·한국화장품에 이어 3번째로 1백위 안으로 진입함으로써 화장품업종의 짭짤한 수익성을 과시.
이밖에 고려통상이 대연각빌딩 등에 대한 임대수입 증가로 48에 랭크됐고 한국산업리스가 94위를 기록, 1백위 안에 처음으로 들어섰다.

<럭금그룹만 9사>
재벌그룹별로 1백위권에 랭크된 기업을 보면 럭키금성이 럭키·금성사 등 9개 사로 가장 많았으며 현대는 현대자동차·인천제철 등 7개 사, 또 삼성은 삼성전자 등 6개 사가, 대우그룹은 대우와 대우증권 등 2개사, 쌍룡과 선경은 각각 3개, 2개 사가 1백위권에 들었다. <박의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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