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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호갱님 맞았다, 106만원 더 비싼 생로랑백 세계 최고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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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판매 중인 프라다 갤러리아 사피아노백은 2255파운드(약 357만원)로 전세계에서 가장 비싸다. 사진 프라다

한국에서 판매 중인 프라다 갤러리아 사피아노백은 2255파운드(약 357만원)로 전세계에서 가장 비싸다. 사진 프라다

한국의 명품 가격이 다른 국가보다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일부 품목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수준이다. 코로나19 이후 심화한 명품 매장 ‘오픈런(매장문이 열리자마자 쇼핑하기 위해 달려가는 것)’ 현상이 한국 내 명품 가격 상승을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명품까톡]

미국 포브스는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팬데믹 확산 이후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에 명품 수요가 집중되면서 국가별 가격 격차가 벌어졌다”며 “해외여행을 통해 저렴하게 명품을 구매할 수 있는 시기”라고 보도했다.

프라다·생로랑, 세계에서 한국 가장 비싸  

국가별 명품백 가격 차이.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국가별 명품백 가격 차이.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예를 들어 프랑스 브랜드 ‘생로랑’의 ‘삭드주르백’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에서 2059파운드(약 326만원)이지만, 한국에서는 2730파운드(약 432만원)에 판매 중이다. 같은 제품인데도 약 106만원의 가격 차이가 나, 이번 포브스 명품 가격 조사에서 가장 큰 격차를 기록했다.

한국 시장에서 인기가 많은 이탈리아 브랜드 ‘프라다’의 ‘갤러리아 사피아노’ 가죽백 역시 러시아에선 1876파운드(약 297만원)로 가장 저렴하고, 한국에선 2255파운드(약 357만원)로 가장 비싸다.

한국뿐 아니라 중국도 명품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나라로 꼽힌다. 이탈리아 브랜드 ‘펜디’의 ‘바게트백’은 유로존에서 1894파운드(약 300만원)인 반면 중국에서는 2421파운드(약 383만원)다. 영국 브랜드 ‘버버리’의 ‘첼시 트렌치코트’는 러시아에서 1360파운드(약 215만원), 중국에서 1860파운드(약 294만원)에 팔리고 있다. 같은 제품일지라도 러시아·유럽에 비해 아시아에서 더 비싸게 팔리고 있다.

중국 여행객 줄어 유럽 명품 매장 한산  

생로랑의 삭드주르백은 한국에서 2730파운드(약 432만원)로, 유럽과 비교해 약 106만원 비싸다. 사진 생로랑

생로랑의 삭드주르백은 한국에서 2730파운드(약 432만원)로, 유럽과 비교해 약 106만원 비싸다. 사진 생로랑

포브스는 코로나 확산 이후 중국인의 해외여행이 제한되면서 국가별 명품 가격 격차가 벌어졌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에 따르면 코로나 이전 중국인 명품 소비의 무려 3분의 2가 해외에서 이뤄졌다. 하지만 지난해 3월 이후 프랑스 파리, 이탈리아 밀라노 등 주요 명품 쇼핑 도시를 방문하는 중국인 여행객이 사실상 사라지면서 유럽 내 명품 수요는 줄어든 반면, 중국 내에서 명품 소비는 급증했다. 컨설팅업체 베인앤드컴퍼니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현지 명품 시장은 48% 성장해 세계 명품 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두배로 커졌다.

“인기 모델 가격 얼마든지 인상”

중국의 세금 인하 정책도 명품 수요를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세계 곳곳에 달러를 뿌리고 다니는 중국인의 해외 소비를 국내로 돌리기 위해 지난 2015년부터 소비재 관세를 인하하고 사치품에 매기는 증치세(부가가치세)를 조정해 왔다.

이에 따라 중국 내 명품 관세는 2018년 8%대에서 올해 초 6.1%로 줄었다. 한 명품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사치품에 추가로 증치세를 부과해 그동안 중국에서 해외 명품은 비싸다는 인식이 강했다”며 “최근 2년 사이 세율은 낮아졌지만, 중국 내 명품 수요가 폭발해 가격은 오히려 더 오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명품 가격이 비싼 이유도 중국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한국 관세가 중국·일본 등과 비교해 높은 편은 아니지만, 급증하는 명품 수요가 강력한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국내 백화점의 명품 유통 담당자는 “브랜드마다 본사 차원에서 관세, 지역 수요 등을 고려해 국가별로 가격 책정을 다르게 할 수 있다”며 “예를 들어 한국에서 특정 모델이 인기를 끌 경우, 다른 나라 대비 가격을 얼마든지 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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