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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실적은 깜짝, 주가는 답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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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삼성전자가 2분기 매출 63조, 영업이익 12조5000억원의 실적을 올렸다고 7일 밝혔다. [뉴스1]

삼성전자가 2분기 매출 63조, 영업이익 12조5000억원의 실적을 올렸다고 7일 밝혔다. [뉴스1]

삼성전자가 7일 2분기 ‘깜짝 실적’을 발표했다. 시장 예상을 1조5000여억원 웃도는 12조원대 영업이익을 냈다. 2018년 3분기 이후 11분기 만에 가장 많다. 매출액 역시 2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반도체가 실적을 견인했다. 깜짝 실적에도 삼성전자 주가는 오히려 비실대며 ‘8만전자’ 선도 위태롭게 지키고 있다. 3분기 실적 전망은 기대와 우려가 겹친다.

2분기 영업익 12조5000억 53% 급증 #매출 63조, 2분기 기준 사상 최대 #D램값 뛰며 반도체가 실적 견인 #주가는 되레 하락 ‘8만전자’ 횡보

이날 삼성전자가 공시한 2분기 잠정 실적에서 매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8.94% 증가한 63조원, 영업이익은 53.37% 오른 12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매출 65조3885억원, 영업이익 9조3829억원)보다 매출은 감소(-3.65%)했지만, 영업이익은 33.26% 늘었다. 증권업계의 컨센서스(평균 전망치,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6일 기준)는 매출 61조2813억원, 영업이익 10조9741억원이었다.

잠정 실적 공시엔 부문별 수치를 밝히지 않지만, 반도체(DS)가 실적을 견인했다는 데 이견은 없다. D램 가격이 오르고, 생산 차질을 빚었던 미국 오스틴 공장 정상화로 손실이 줄면서 7조원 넘는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D램과 낸드 부문 출하 증가율이 기존 예상치를 대폭 뛰어넘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서버용 메모리반도체 시황이 좋았고, 반도체 가격도 계속 오른 덕분”이라고 말했다.

IT·모바일(IM) 부문은 부품 공급 부족과 플래그십(전략폰) 스마트폰 판매량 부진으로 실적이 소폭 하락했을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관측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인도 스마트폰 시장 수요가 줄었고, 베트남 공장의 생산 차질 등으로 인해 스마트폰 출하가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2분기 ‘깜짝 실적’.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삼성전자 2분기 ‘깜짝 실적’.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가전(CE) 부문 역시 TV 판매 등이 줄면서 매출이 전 분기보다 소폭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DP) 부문은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 상승과 애플 등 고객사의 일회성 보상금이 반영되며 6000억~9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시장에선 본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0.49% 하락한 8만800원에 마감하며 ‘8만전자’ 선을 겨우 지켰다. 지난해 10월 말 5만6600원이었다가 두 달간 약 60% 오르며 지난 1월 11일 9만1000원을 기록해 ‘십만전자(10만원과 삼성전자의 합성어)’ 기대감을 한때 키웠다.

삼성전자의 약세 뒤엔 외국인이 있다. 올 상반기 외국인은 삼성전자 보통주(11조3244억원)와 우선주(3조6657억원) 합쳐 15조 원어치를 매도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외국인 순매도액의 85%를 삼성전자(우선주 포함)가 차지했다.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전망 역시 대체로 밝은데, 이런 점이 주가로 연결될지 관심이 쏠린다. 에프앤가이드는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매출을 전년 동기보다 5.19% 늘어난 70조4378억원, 영업이익은 17.62% 늘어난 14조5303억원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부문은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서버용 물량이 증가하며 3분기에도 호실적이 예상된다.

반도체 공급 부족이 관건이다. 반도체가 모자라 정보통신(ICT) 기기 생산이 차질을 빚으면서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감소하는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 송명섭 연구원은 “반도체 부문은 전 분기 출하량 급증에 따른 역기저 효과로 D램과 낸드플래시 출하량 증가율이 전 분기와 비슷하게 유지되거나 소폭 증가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마트폰 사업은 8월 신작 폴더블폰(갤럭시Z폴드3·플립3)과 갤럭시S21 FE 출시로 평균판매단가(ASP)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역시 부품난으로 출하가 줄어들지 여부가 관건이다. 가전 부문 역시 부품 수급난 등으로 출하량이 줄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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