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3개월 연속 2%대 물가 상승…달걀 값만 54% 올랐다

중앙일보

입력

6월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2.4% 올랐다. 지난 4월부터 3개월 연속 2% 넘는 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농·축·수산물 가격과 기름값 상승이 지속한 영향이다.

소비자물가, 3개월 연속 2%대 상승.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소비자물가, 3개월 연속 2%대 상승.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2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7.39로 1년 전보다 2.4% 올랐다. 4월(2.3%), 5월(2.6%)에 이어 지난달까지 2%대 물가상승률을 나타냈다. 지난 5월보다 상승률이 소폭 둔화했지만, 2분기(4~6월) 기준 물가는 2.5% 상승했다. 2012년 1분기(3.0%) 이후 9년여 만에 최대 상승률이다.

5100원 하던 달걀, 7500원 

전년 같은 달과 비교했을 때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품목은 달걀과 마늘이다. 달걀은 1년 새 54.9%, 마늘은 48.7% 오르는 등 생활과 밀접한 ‘장바구니 물가’가 급등했다.

달걀값 상승은 지난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산란계가 줄어들면서 달걀 공급이 줄어든 영향이다. AI는 최근 들어 잠잠해졌지만, 산란계 감소의 여파는 달걀값 상승으로 이어졌다. 반대로 수요는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가정 내 달걀 소비가 늘어나면서다.

정부가 지난달 2일 달걀 수입 물량을 전달보다 1000만개 많은 5000만개 이상까지 늘리기로 했지만, 달걀값을 당장 잡지 못했다. 지난달과 비교해도 4.5% 상승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특란 30개의 소비자가격은 지난 1일 7545원을 기록했다. 1년 전엔 5139원에 살 수 있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 둘째)이 지난달 10일 경기도 여주 해밀광역계란유통센터를 방문해 계란 수급상황을 듣고 있다. 뉴스1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 둘째)이 지난달 10일 경기도 여주 해밀광역계란유통센터를 방문해 계란 수급상황을 듣고 있다. 뉴스1

국제유가 가격 상승세가 지속하면서 석유류도 19.9% 올랐다. 외식 가격은 2.3%, 집세는 2.5% 상승했다. 외식 가격 상승은 농·축·수산물 가격이 오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농·축·수산물, 석유류, 개인 서비스 가격이 전체 물가 상승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정부 "물가상승률 둔화 추세" 

정부는 지난해가 아닌 전월과 비교했을 때 0.1% 하락하는 등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고 있다고 봤다. 지난해 5월 물가상승률이 연중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나타난 기저효과(비교 대상 수치가 지나치게 낮거나, 높아 나타나는 통계 착시)도 하반기엔 점차 해소돼 2% 내외의 물가상승률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6월 소비자물가.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6월 소비자물가.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다만 기획재정부는 “국제유가 상승 등 리스크가 여전히 존재하고 경기회복에 따른 물가상승 압력도 확대 중”이라며 “각별한 경계심을 가지고 과도한 인플레이션 기대를 차단하기 위해 대응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억원 기재부 1차관은 이날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다가오는 추석에 물가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공급확대 등 성수품 관리방안도 미리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33조 '슈퍼 추경' 변수 

변수는 33조원에 달하는 2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이다. 소득 하위 80%에게 1인당 25만원씩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내용이 골자다.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 경기 회복세로 물가 상승이 나타나는 상황에서 추경까지 풀려 급속도로 물가가 상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