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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신 수백구 둥둥 뜬다…장마철 '갠지스강의 악몽'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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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북부 알라하바드시 어부들이 불어난 강물에 떠내려온 코로나19 사망자의 시신들을 강둑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인도 북부 알라하바드시 어부들이 불어난 강물에 떠내려온 코로나19 사망자의 시신들을 강둑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4~5월 코로나19 사망자가 속출하며 '생지옥'이란 말이 나왔던 인도가 다시 몸살을 앓고 있다. 당시 갠지스 강 인근에 무분별하게 매장한 코로나19 사망자의 시신들이 장마철 불어난 강물에 떠밀려오면서다.

29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장마철에 접어든 인도에선 갠지스 강을 타고 수백 구의 시신들이 떠내려오고 있다.

현장 사진에서도 강둑 곳곳에 천으로 감싼 시신들이 보인다. 한 달간 계속된 장맛비에 강둑이 무너지면서 얕은 곳에 묻혀있던 시신들이 밖으로 드러나면서다. 이 중 일부는 불어난 빗물에 휩쓸려 강물을 떠다니고 있다.

인도 북부 알라하바드시에서 지난 3주 동안 발견된 시신만 150여구에 달했다. 시신들이 강물을 타고 계속 떠내려오면서 갠지스 강을 오가는 어부들은 “노를 저을 때마다 강물 속 시신을 건드릴까 봐 두렵다”고 말하고 있다.

인도에서 한달 간 이어진 장마로 갠지스강의 수위가 높아지자 북부 알라하바드시 화장터 인근에 묻혀있던 시신들이 떠올랐다. [AFP=연합뉴스]

인도에서 한달 간 이어진 장마로 갠지스강의 수위가 높아지자 북부 알라하바드시 화장터 인근에 묻혀있던 시신들이 떠올랐다. [AFP=연합뉴스]

이번에 떠오른 시신 상당수는 지난 4~5월 코로나19 사망자로 추정된다. 인구의 80%가 힌두교도인 인도는 화장을 선호한다. 하지만 사망자 수 급증으로 화장터가 포화상태에 이르고, 장례 비용마저 치솟자 이를 감당하지 못한 유가족들은 시신을 갠지스 강 인근에 파묻었다.

시 관계자들은 이 지역에 최대 600구의 시신이 묻힌 것으로 추정한다. 하지만 현지 주민들은 “남몰래 버려진 시신도 많다”며 앞으로 수백 구의 시신이 더 떠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제대로 처리되지 않은 시신이 갠지스 강의 오염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진다. 힌두교도에게 성스러운 강으로 불리는 갠지스 강에는 매년 수십만 명의 순례자들이 몰려와 목욕을 하고, 화장된 유골도 뿌린다.

인도 북부 알라하바드시 공무원들이 갠지스 강을 타고 하류로 떠내려온 시신들을 건져내 화장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인도 북부 알라하바드시 공무원들이 갠지스 강을 타고 하류로 떠내려온 시신들을 건져내 화장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알라하바드시 갠지스 강 인근에 거주하는 디핀 쿠파는 “제대로 처리되지 않은 시신들이 쏟아지며 전염병이 창궐할 수 있다”면서 “정부가 빨리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시는 공무원과 경찰을 투입해 시신 수습에 나섰다. 이들은 강둑에 화장터를 마련하고, 떠내려온 시신을 건져 곧바로 화장하고 있다. 하지만 본격적인 장마철에 접어들면서 강수량이 많아지고, 유속도 빨라져 수습 작업에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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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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