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통도 훔쳐간다…하루 확진 34만명, 코로나 무덤 된 인도

중앙일보

입력 2021.04.25 17:00

업데이트 2021.04.25 17:07

인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환자 수와 사망자가 사흘째 최다 기록을 세웠다.

이달 열린 축제에 수백만명 순례자 몰려
이중·삼중 변이까지 나오며 확진자 폭증

25일 BBC에 따르면 인도 현지에서는 코로나 확산세가 심각해지면서 신규 확진자와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인도에선 지난 3일간 100만 명에 가까운 신규 감염자가 나왔다. 인도 보건·가족복지부에 따르면 24일(현지시간) 코로나 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전날부터 약 24시간 동안 주별 통계 합산)는 34만6786명, 같은 날 사망자는 2624명으로 집계됐다.

4월 24일 인도 뉴델리에서 코로나 환자가 산소호흡기에 의지하고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4월 24일 인도 뉴델리에서 코로나 환자가 산소호흡기에 의지하고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25일 월드 오 미터는 인도의 코로나 누적 확진자를 약 1695만명, 누적 사망자는 19만명으로 집계했다.

산소통 절도까지.."공급 방해하면 교수형 처할 것" 경고도  

현지에선 의료용 산소공급 부족으로 코로나 환자들이 목숨을 잃고 있다.

인도 델리에 위치한 자이푸르 골든 병원에서만 산소 부족으로 하루 동안 20명이 사망했다. 의료용 산소통 부족으로 여러 명이 산소통 하나를 나눠서 써야 하는가 하면 의약품이 희귀해 암거래까지 이뤄지고 있다. 산소통이 모자라다보니 환자 가족들이 병원 창고에 들어가 산소통을 훔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고 한다.

AP통신은 "델리 고등법원은 일부 지방 당국이 (자신들의 것이 아닌) 산소통 탱크를 자기네 지역 병원으로 옮기고 있다는 증거를 잡았다면서 산소통 공급을 방해하려는 사람은 누구든 교수형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24일 인도 뉴델리에서 아버지를 코로나로 잃은 한 소년이 아버지의 시신을 화장하는 곳에서 눈을 꼭 감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4일 인도 뉴델리에서 아버지를 코로나로 잃은 한 소년이 아버지의 시신을 화장하는 곳에서 눈을 꼭 감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수밋 레이 박사는 BBC에 "거의 모든 병원이 위기에 처해 있다"면서 "산소가 고갈되면 환자들은 몇 분 내로 사망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인도 뉴델리에서는 지난 22일 코로나로 인해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코로나 사망자의 대규모 화장이 이뤄졌다. [로이터=연합뉴스]

인도 뉴델리에서는 지난 22일 코로나로 인해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코로나 사망자의 대규모 화장이 이뤄졌다. [로이터=연합뉴스]

BBC는 "인도 정부가 심각한 피해를 본 지역으로 보급품을 수송하기 위해 열차와 항공편 등을 배치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망자가 폭증하면서 인도에서는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의 시신은 불태우는 화장장이 곳곳에서 이뤄졌다.

4월 열린 축제가 '슈퍼 전파'…최소 500만명 참가  

지난 4월 2일 쿰브멜라 축제에서 한 남성이 갠지스 강물을 마시는 모습 [AP=연합뉴스]

지난 4월 2일 쿰브멜라 축제에서 한 남성이 갠지스 강물을 마시는 모습 [AP=연합뉴스]

올해 초만 해도 인도에선 "코로나를 이겨냈다"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BBC는 "2월 중순에는 일일 신규 환자가 1만1000명으로 줄었고, 백신도 수출하고 있었다"면서 "3월에는 보건부 장관이 '인도는 코로나 팬데믹의 끝자락에 있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지난 4월 12일 인도 쿰브멜라 축제에 참가한 남성이 재를 얼굴 등에 문지른 뒤 강에 몸을 담글 준비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4월 12일 인도 쿰브멜라 축제에 참가한 남성이 재를 얼굴 등에 문지른 뒤 강에 몸을 담글 준비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그러나 이달 들어 방역 태세가 해이해진 상황 속에 이달 초 수백만 명의 순례자들이 모인 쿰브멜라 축제(순례자들이 성스러운 강물에 몸을 씻거나 적시며 속죄 의식을 벌임)로 인해 코로나는 다시 빠르게 번졌다.

쿰브멜라 축제는 힌두교 성지 네 곳을 돌며 12년마다 열리는 인도 최대의 순례축제다.

올해 쿰브멜라 축제에는 최소 500만명이 몰린 것으로 추산된다. 상당수는 마스크 착용을 하지 않았고 거리 두기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축제 이후 인도의 신규 확진자는 크게 늘었다. 이달 2일 8만9000명이던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축제가 한창이던 12일 16만명, 21일 31만명으로 급증했다. 이 때문에 쿰브멜라 축제가 코로나 '슈퍼전파' 원인이 됐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한편 쿰브멜라 축제에 인파가 몰린 이유에 대해 축제 조직위 측은 AFP통신에 "갠지스 강에 몸을 담그면 신이 우리를 코로나바이러스로부터 지켜줄 것이라는 강한 믿음이 있었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축제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인도 크리스천 의과대학의 바이러스 학자인 가간딥 강은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지금보다 더 많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이 많이 모이는) 결혼식 등을 비롯해 사회적·정치적 집회 등 대규모 모임을 멈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4월 24일 인도 뉴델리의 한 병원에서 코로나 환자를 이송하는 의료진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4월 24일 인도 뉴델리의 한 병원에서 코로나 환자를 이송하는 의료진 [로이터=연합뉴스]

여기에 감염력이 기존 바이러스보다 강한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상황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12일 인도 쿰브멜라 축제에 수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는 모습. 이들은 갠지스강에 몸을 담그면 속죄를 할 수 있다고 믿는다. [AP=연합뉴스]

지난 12일 인도 쿰브멜라 축제에 수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는 모습. 이들은 갠지스강에 몸을 담그면 속죄를 할 수 있다고 믿는다. [AP=연합뉴스]

인도에서는 '이중 변이 바이러스'(변이 바이러스 두 종류를 보유한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가운데 이달 중순 '삼중 변이 바이러스'까지 발견됐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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