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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땀 흘리며 농사해?” 中 농업의 현주소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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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양의 질소(N)∙인(P)∙칼륨(K) 함량이 정상입니다. 밑거름 시비를 추천합니다."  

장시성 완녠(萬年)현 농촌의 한 농부가 밭 위에서 휴대전화를 조작하고 있다. 그가 누른 애플리케이션은 토양 상태에 따라 거름 배합을 추천해 주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 앱은 토지 일련번호로 비옥도 상태를 조회할 수 있다. 이를 토대로 비료 주는 방법과 재배 방식을 추천해 준다. 곧 농부는 추천 방식을 익히고 스마트폰을 이용해 무인 주행 경운기를 작동시켰다.

난창(南昌) 스마트 다톈(大田) 농업 과학기술 발전 회사 직원이 스마트폰으로 무인 주행 경운기를 조작하고 있다. ⓒ신화통신

난창(南昌) 스마트 다톈(大田) 농업 과학기술 발전 회사 직원이 스마트폰으로 무인 주행 경운기를 조작하고 있다. ⓒ신화통신

그는 "정량화된 수치를 알려주니 비료값도 아끼고 작물도 더 잘 자란다"며 "이제 휴대전화 없이는 농사를 못 짓겠다"고 말했다. 해당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면 사무실에서도 농업용 드론을 조작해 밭에 농약을 뿌릴 수 있다.

드론을 활용한 농업

드론을 활용한 농업

요새 중국 농사, 농부의 구슬땀 아닌 '스마트 기술'이 밑천이 되고 있다.  

드론, 라이브 커머스, '왕훙(網紅·중국의 온라인 인플루언서)' 농촌 민박…. 시골과는 거리가 있는 신조어들이 중국 농촌에 퍼지고 있다. 중국의 현대 농업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더 많은 스마트 기술이 농촌에서 널리 활용되며 나온 단어들이다.

특히 주목할 만한 곳은 장시성이다.  

14억 식량난을 해결한 영웅,  중국 최초로 교잡 벼를 개발한 위안룽핑(袁隆平) 원사의 원적이 장시성이다. 위안룽핑 원사 덕분일까. 장시성은 전통적으로 농업이 발달했으며, 중국 내 벼 생산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장시성은 전통농업뿐만 아니라 스마트 기술이 접목된 농업 기술 도입을 적극적으로 장려해왔다.

난창현 스마트 시범 농장에 설치된 전광판. ⓒ신화통신

난창현 스마트 시범 농장에 설치된 전광판. ⓒ신화통신

장시(江西)성 난창현에 위치한 '스마트 시범 농장'에 설치된 전광판에는 스마트 농기계의 작업 면적, 운행 기록 등 경작 관련 상황이 표시된다. 이 농장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전 과정을 기계화했고 20여 명 남짓의 직원들이 1만 무(畝∙약 6.7㎢)가 넘는 면적을 관리하고 있다.

최근 수년간 장시성에서 농업 생산 분야의 기계화 수준은 꾸준히 향상됐고 2020년 기준 주요 농작물 재배의 기계화율이 75.9%에 달했다.

무인 주행 경운기를 조작 중인 모습 ⓒ신화통신

무인 주행 경운기를 조작 중인 모습 ⓒ신화통신

무인 주행 경운기를 조작 중인 모습 ⓒ신화통신

무인 주행 경운기를 조작 중인 모습 ⓒ신화통신

'라방'하는 요즘 중국 농부들

과학기술이 전통 농업 생산 방식에 막대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면, 농민들의 생활 방식에도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장시 헝펑(橫峰)현에서 농사를 짓는 한 농민은 팔로워 수가 200만 명이 넘는 '왕훙'이다. 그는 광주리를 메고 집집마다 돌아다니면서 말린 호박이나 죽순, 칡뿌리 등을 가져오거나 아예 농가 앞에서 휴대전화 받침대를 세우고 라이브 방송을 진행한다. 그는 농산물 판매의 어려움을 겪는 산골 농민들의 고민을 해결해 주고 있다.

헝펑(橫峰)현의 농민이 라이브방송을 진행하는 모습. ⓒ신화통신

헝펑(橫峰)현의 농민이 라이브방송을 진행하는 모습. ⓒ신화통신

이펑(宜豊)현의 농민 펑민팡(彭敏芳)도 라이브 커머스를 한다.

그는 "홍고추는 많아 봤자 한 근(500g)에 4위안(약 700원)밖에 못 받는데, 홍고추로 만든 소스인 라자오장(辣椒醬)은 인터넷에서 10여 위안(1천700원)에 팔린다"고 밝혔다.

펑민팡은 라이브 커머스로 매일 라자오장 4천 병 이상을 판매하고 있다.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농민들이 광고비를 들이거나 대리점 없이도 돈을 벌 수 있는 새로운 루트"라고 말했다.

이펑(宜豊)현의 농민 펑민팡이 라이브방송을 진행하는 모습.(彭敏芳) ⓒ신화통신

이펑(宜豊)현의 농민 펑민팡이 라이브방송을 진행하는 모습.(彭敏芳) ⓒ신화통신

이에 따라 장시성 각지에서 농민들의 라이브 커머스를 지원하는 정책들이 잇따라 쏟아졌다.

안위안(安遠)현은 전문가를 초빙해 농민들을 대상으로 무료 전자상거래 교육을 했다. 그 결과 안위안현의 전자상거래 종사자는 2만 명을 넘어섰고 매년 농산물 5천여만 근(2만 5천 t)이 전자상거래를 통해 판매되고 있다.

이처럼 전통적 농업 방식에서 벗어나 스마트 농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하는 중국. 향후 정보화·디지털화·무인화 등 기술이 접목된 디지털 농업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디지털 산업'에 중요한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차이나랩 김은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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