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 선박서 잠자던 40대 남성, 알고보니 선박 훔쳐 월북 시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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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령도 용기포항. 사진 인천지방해양수산청

백령도 용기포항. 사진 인천지방해양수산청

서해 최북단 백령도에서 선박을 훔쳐 타고 월북을 시도하려던 남성이 붙잡힌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18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16일 밤 40대로 추정되는 남성 A씨가 백령도 신항에 정박해 있던 선박에 올라타 표류하다가 17일 해경에 붙잡혔다.

당시 A씨는 배의 홋줄을 풀고 시동을 걸려 했으나 연료가 없었던 탓에 작동하지 않았다. 홋줄이 풀린 배는 물살에 휩쓸려 항구를 표류했다.

A씨는 선박이 항구 인근에 있던 바지선까지 바람과 파도에 떼밀리자 그곳에 배를 붙들어 매고 잠이 든 것으로 전해졌다.

선박 주인은 17일 새벽 배가 없어진 것을 확인하고 해양경찰에 신고를 했고 A씨는 출동한 해경에 붙잡혔다.

선박은 민간부두에서 수백 미터가량 떨어진 해군기지 방향에서 발견됐다.

해경과 관계기관 조사에서 A씨는 월북하려고 배를 훔쳤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지난 15일 낮 여객선을 이용해 백령도에 들어왔고 밤 11시 반쯤 북한에 가려고 배를 훔쳤다고 한다.

소식통은 “A씨가 과거 파주 인근서 월북을 시도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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