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의 자비로 인간성 회복하자"|타이베이 세계승가대회 28개국 승려 3백여명 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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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제5차 세계불교승가대회(WBSC)가 지난달 28일부터 11월2일까지 대만 타이베이시 선도사에서 열렸다.
한국·대만·일본·스리랑카·태국 등 아시아 불교문화권국가와 프랑스·독일·영국·미국 등 세계 28개국 승려 3백여명이 참가한 이번 대회는 불교정신에 입각한 세계평화의 추구와 승려교육·빈민구제사업의 추진 등에 대해 논의하고 학술세미나도 열었다.
또 각 국의 불교현황보고도 했다. 대회는 2일 세계평화에 대한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폐막됐다.
세계승려들은 이날 공동성명에서 『인류를 전쟁의 공포로부터, 특히 핵전쟁의 위험으로부터 구해내기 위해 강대국은 살인적인 핵무기를 폐기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성명은 『지금 세계는 윤리·도덕의 타락이 심해지고 범죄·테러·폭력·마약중독 등 악이 확산되고 있다』고 우려하고 『이같이 사회와 인간을 파괴하는 모든 것에 대해 불교의 가르침으로 정화시켜나가려는 노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해졌다』고 불교인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세계의 승려들이 불교에 대해 깊이 있는 공부를 할 수 있게 하는 불교대학설립문체가 대회에 보고됐다. 세계불교승가회는 타이베이 근교에 5만1천평의 학교부지를 마련했고 기금이 모이는 대로 학교건립에 들어갈 예정이다. 캄보디아 난민구제를 위한 세계불교인의 모금운동도 대회결의로 추진키로 했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 대한불교조계종 이성철 종정이 장로로 추대됐고 서의현 스님(조계종총무원강)이 세계불교승가회 부주석으로 뽑혔다.
서원장은 『세계불교에서 한국불교의 위상이 높아졌고 특히 세계에서 처음으로 불교방송국을 설립했다는 사실에 모두가 놀라고 있다』고 말하고 『내년 초파일 불교방송개국 때 각 국 대표를 초청하겠다고 하자 모두가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또 남북한 평화적통일을 위한 불교의 노력에 대해 많은 관심이 각 국 대표단에 의해 표명됐다고 말했다.
세계불교승가회는 지난 66년 스리랑카에서 창설되었다. 3년마다 세계대회를 갖기로 했으나 월남전으로 인해 오랫동안 중단되었다가 80년대 들어 부활되었다.
세계불교도 우의대회가 승려와 신도들의 모임인데 비해 세계불교승가대회는 승려들만의 모임이다.
세계승려간의 친선과 상호교류를 도모하고 승려교육, 빈민구제 등의 사업을 한다.

<타이베이=임재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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