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지각 대장' 푸틴에게 바이든 구하기? 주선자도 있는 미·러 담판

중앙일보

입력 2021.06.16 07:50

업데이트 2021.06.17 12:55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첫 정상회담을 한다.

바이든·푸틴, 16일 스위스에서 첫 정상회담
푸틴 먼저 도착, 스위스 정상 안내로 회담장
입장 후 바이든 도착…식사 없이 4~5시간 대화
여러 의제 다룰 예정 "美 대통령에게 논외는 없어"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독재정권 정상과 처음으로 하는 정상회담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쏠린다.

'민주주의 대 독재정권' 간 체제 경쟁을 주장하는 바이든과 푸틴의 회담 전개 양상에 따라 향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을 대하는 미국의 전략도 엿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과 푸틴의 정상회담은 4~5시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 정상회담에 비하면 파격적으로 길다. 바이든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2시간 좀 넘게 진행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스위스 제네바에 도착했다.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스위스 제네바에 도착했다. [AP=연합뉴스]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제네바로 향하는 에어포스원에서 "러시아 측이 회담 시간 만 4~5시간이라고 말하는데 맞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그 근방이 될 것 같다"고 답했다.

두 정상은 함께 식사도 하지 않고, 티타임도 갖지 않는다.

고위 당국자는 "식사는 없다"면서 "쉬는 시간은 있을텐데, 정상들이 비즈니스를 수행하는 최선의 방법을 결정할 수 있도록 약간의 유연성은 두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6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스위스 제네바에서 정상회담을 한다. [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6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스위스 제네바에서 정상회담을 한다. [AP=연합뉴스]

푸틴 대통령은 오후 1시쯤 회담장에 도착할 예정이다. 기다리고 있는 기 파르믈랭 스위스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을 영접해 저택 안으로 안내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 다음에 도착한다. 세 정상은 함께 저택 밖으로 나와 언론에 잠시 모습을 보인 뒤 바이든과 푸틴은 본격적인 정상회담을 시작한다.

이 같은 도착 순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지각 대장' 푸틴을 기다리는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 고안해 낸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늦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였다. 2014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회담에 4시간 지각했고, 2016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회담에는 2시간 늦게 나타났다.

외교 무대에서 상대방 기선 제압용이라는 관측이 있지만, 2015년 프란치스코 교황을 50분 기다리게 한 것으로 미뤄 습관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백악관은 양국 간 모든 의제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겠다는 입장이다. 2026년 만료되는 신전략무기감축협정(뉴스타트·New Start)과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및 연방 정부 해킹 의혹, 미국 송유관 회사 및 육류가공업체 등 랜섬웨어 공격, 푸틴의 정적 알렉세이 나발니에 대한 정치적 탄압 등이 거론된다. 북핵 문제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측은 나발니 문제는 정상회담 의제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미국 대통령에게 논외(off the table)인 것은 없다"고 못 박았다.

정상회담을 마친 뒤 통상적으로 공동 기자회견을 하는 관례를 깨고 두 정상은 각자 기회견을 연다. 푸틴 대통령이 먼저 기자회견을 한 뒤 바이든 대통령이 별도로 기자들을 만나 회담 결과를 설명할 예정이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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