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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m짜리 발바닥' 대형 초식공룡, 1억년 전 의성군 하천 걸어갔다

중앙일보

입력

의성군 하천변에서 나온 욱식 공룡 발자국 화석. 삼지창 모양에 분필로 표시한 곳이 발가락이라고 의성군 측은 설명했다. [사진 경북 의성군]

의성군 하천변에서 나온 욱식 공룡 발자국 화석. 삼지창 모양에 분필로 표시한 곳이 발가락이라고 의성군 측은 설명했다. [사진 경북 의성군]

발자국 길이가 1m, 발바닥에서 골반까지 길이가 4.7m로 추정되는 대형 초식공룡 발자국 화석이 경북 의성군 하천 일대에서 무더기로 발견됐다.

골반까지 길이만 4.7m…의성군 하천서 무더기 발견

경북 의성군은 14일 "1억 년 전 생존한 목 긴 초식공룡의 것으로 추정되는 발자국 화석이 의성읍 남대천 일원에서 20여개 확인됐다"고 밝혔다.

공룡 발자국 화석은 하천 일대에서 일정한 거리(약 3m)를 두고 여러 개 나왔다. 공룡의 '보행' 흔적인 것으로 학계는 분석했다.

초식공룡 발자국 화석 인근에서 육식공룡의 것으로 추정되는 발자국 화석도 8점이 더 나왔다. 이례적으로 화석이지만, 발가락 마디까지 잘 보존된 상태였다.

배수경 의성군 지질공원계 담당은 "공룡 발자국 화석들 이외에도 나무 화석도 2점이 별도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초식공룡 발자국 화석. [사진 경북 의성군]

초식공룡 발자국 화석. [사진 경북 의성군]

공룡 발자국 화석 등은 의성향토사연구회 회원들이 향토사 연구 목적으로 남대천 일대를 답사하던 중 발견했다. 의성군은 의성향토사연구회와 함께 지난 8일 발자국 화석 전문가인 진주교육대학교 김경수 교수를 초청, 현지조사를 했다. 그 결과 이들 화석이 공룡 발자국인 것으로 확인했다.

고생물 전문가인 김경수 교수는 "남대천에서 확인한 목 긴 초식공룡 발자국 화석은 발견 위치가 물이 흐르는 하천 변인데도 불구하고, 화석 보존상태가 양호한 편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룡시대인 중생대 말 금성산이 용암을 내뿜으면서 화산활동을 할 때, 뜨거운 열에 의해 암석이 구워져 단단해지면서 이렇게 보존 상태가 좋은 공룡 발자국 화석이 남았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현지조사에 함께 참여한 지질학 전문가인 충남대학교 이정현 교수는 "(이들 공룡 발자국 화석 등은) 연구가치가 있는 흔적들이다"고 의견을 냈다.

의성군 하천변에서 나온 공룡발자국. [사진 경북 의성군]

의성군 하천변에서 나온 공룡발자국. [사진 경북 의성군]

의성군은 공룡 발자국 등에 대한 사실을 문화재청에 신고하고, 행정절차를 거친 뒤 교육 현장 등으로 화석을 보존할 예정이다.

공룡과 의성군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국내 최초 공룡 뼈 화석(현재 대전 천연기념물센터에 전시 중)이 발견된 곳이기 때문이다. 또 제오리 공룡 발자국 화석(천연기념물 제373호), 만천리 아기공룡 발자국 화석 등 중생대 백악기 공룡화석도 다수 확인된 곳이기도 하다.

의성군은 지질학적 가치를 바탕으로 현재 의성국가지질공원 인증을 추진 중이다.

의성=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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