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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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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서정민 기자 중앙일보 중앙SUNDAY 문화부장
서정민 중앙컬처&라이프스타일랩 차장

서정민 중앙컬처&라이프스타일랩 차장

중년 세대에게 제비족은 카바레에서 매끈한 외모와 화려한 춤 솜씨로 돈 많은 사모님들을 등쳐먹던 파렴치한 족속이다. 반면 요즘 MZ세대에게는 지구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개념 있는 사람들이다. ‘제로웨이스트(Zero waste)+비건(Vegan)’ 라이프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제로웨이스트는 일상의 소비활동에서 쓰레기·폐기물을 없애자는 운동이다. 제품과 포장재 폐기 과정에서 지구 환경과 인간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물질을 배출하지 않기 위해 거절하기, 줄이기, 재사용하기, 재활용하기, 썩히기 등을 실천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비건은 고기·우유·달걀 등 동물성 식품을 일절 먹지 않는 가장 엄격한 채식주의 단계를 말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채식주의자 전체를 일컫기도 한다. 더 넓게는 전 세계 온실가스의 50%가 축산업에서 발생하고 있음을 인식하고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하루 한 끼라도 채식을 하자”며 채식 식문화 운동을 벌이는 사람들을 통칭한다.

아이스커피에 습관적으로 곁들여 주는 플라스틱 뚜껑과 종이 홀더. 과연 꼭 필요한 포장 도구일까 생각해보자. 사진 서정민

아이스커피에 습관적으로 곁들여 주는 플라스틱 뚜껑과 종이 홀더. 과연 꼭 필요한 포장 도구일까 생각해보자. 사진 서정민

이들 제비족이 요즘 집중하고 있는 캠페인 중 하나가 ‘용기내 챌린지’다. 음식 포장으로 발생하는 수많은 비닐·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다회용기에 식재료·음식을 포장해 오자는 캠페인이다. ‘용기(container)’ 사용을 ‘용기(courage)’ 내보자는 것. 미처 인식하지 못한 습관성 과대포장은 없는지도 생각해 보자. 예를 들어 아이스커피 테이크아웃 때 사용하는 플라스틱 뚜껑과 종이 홀더(사진) 같은 것 말이다. 뜨겁지도 않고, 받자마자 한 모금 마시면 이동 중에 흘릴 염려도 없는데 왜 우린 “필요 없어요”라고 용기를 못 낼까.

서정민 중앙컬처&라이프스타일랩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