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이래도 우승 안 되겠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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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2일 연습라운드 중 16번 홀에서 샷 순서를 기다리며 모자를 고쳐 쓰고 있는 미셸 위. [리덤 AP=연합뉴스]

미셸 위(左)가 브리티시오픈 연습라운드 도중 어머니로부터 등마사지를 받고 있다. 오른쪽은 캐디 그레그 존스턴. [리덤 AP=연합뉴스]

'팀 미셸 위'가 첫 우승을 향해 팔을 걷어붙였다.

올 시즌 LPGA투어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 여자오픈 개막을 하루 앞둔 2일(한국시간) 연습라운드에서 미셸 팀이 본격 가동됐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스윙 코치 데이비드 레드베터, LPGA에서 가장 경험 많은 캐디 그레그 존스턴과 미셸 위의 부모다.

강풍이 분 이날 레드베터는 미셸 위에게 바람을 뚫을 수 있는 녹다운 샷 기술을 가르쳤다. 레드베터는 웬만한 프로선수도 얼굴조차 보기 힘든 코치다. 그러나 그는 하루 종일 미셸 위를 따라다니며 녹다운 샷은 물론 그린 주변 쇼트게임과 깊은 벙커에서 필요한 기술을 가르쳤다.

줄리 잉크스터의 메이저 7승을 도운 캐디 존스턴은 각 홀의 함정과 적절한 공략법을 상세히 가르쳤다. 그는 매홀 직접 걸어다니며 꼼꼼히 거리 측정을 해 '걸어다니는 야디지북' 역할을 하고 있다. 아버지 위병욱씨는 수평기를 갖고 다니면서 다섯 발자국마다 한 차례씩 그린의 경사를 재고 꼼꼼히 기록했다. 다른 선수들은 감에 의존할 수밖에 없지만 미셸 위는 공학박사이자 하와이대 교수인 아버지의 도움으로 정확한 데이터를 얻는다.

어머니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역시 따라다니며 벙커도 정리하고 음식을 챙기는 등 정성을 다했다.

그래서 미셸 위는 같은 시간에 다른 선수보다 더 많은 샷을 할 기회를 얻었다. 대회가 열린 곳이 영국이어서 미셸 위 팀의 숫자는 적은 편이다. 심리코치와 레드베터의 부인인 퍼팅 코치, 패션 코디네이터, 매니저 등 미셸 위 팀은 10명에 달한다는 것이 LPGA 관계자들의 말이다. 미셸 위를 질투하는 선수도 있고 위화감을 느끼는 선수도 있다.

이런 지원 아래 미셸 위는 우승을 얘기하고 있다. 연습라운드가 끝난 뒤 "우승이 다가오고 있다. 우승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항상 우승권에 있으면서도 우승을 하지 못해 실망스럽지 않으냐는 질문에는 "경기 직후에는 아깝게 우승을 놓쳤다는 생각에 실망스럽다. 그러나 한 대회에서 우승을 하고 다음 대회에서 컷을 당하는 등 기복 있는 경기보다는 지금처럼 계속 좋은 성적을 내는 게 낫다"고 말했다. 첫 우승에 목마른 미셸 위는 "나는 지금 이기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리덤=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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