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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군사 로봇 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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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적군이 숨어 있거나 지뢰가 매설된 동굴에 들어가 내부 상황을 촬영한다." "위험한 모퉁이를 돌기 전에 미리 목을 쭉 빼서 적진을 살핀다." "험준한 지형이나 장애물에 걸려 넘어져도 스스로 일어나 다시 임무를 수행한다."

사람 얘기가 아니다. 군사로봇 이야기다. 병사가 직접 수행하기에 너무 위험한 임무를 대신해 주는 로봇이다.

육군이 20년 이내에 '인간 전투병'이 '군사로봇'과 한 팀이 돼 작전을 벌이는 첨단형 조직으로 바뀌는 계획을 발표했다. 육군은 2일 2025년을 목표로 3단계에 걸쳐 군사용 로봇을 개발하는 계획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미 육군의 미래형 전투체계(Future Combat System)와 비슷하다.

군사로봇 개발계획에 따르면 앞으로 10년 내에 정찰용 로봇을 먼저 개발해 보병부대와 대테러부대 등에 배치할 계획이다. 이 계획은 ▶1단계로 지뢰탐지.제거 로봇과 휴대 가능한 정찰용 군사로봇▶2단계에서 다목적 군사로봇과 정찰.전투용 군사로봇▶3단계로 중전투 및 화력지원 군사로봇을 잇따라 개발한다는 것이다. 1.2단계는 2020년 이전에 마칠 방침이다.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주관하고 원자력연구소와 한국기계연구소, 한국과학기술원 등이 연구에 참가한다.

◆ 정찰용 휴대 군사로봇=무게가 20㎏을 넘지 않아 휴대가 가능하며 어떤 지역에서도 정찰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험준한 지형이나 장애물을 극복할 수 있고 적 앞에서 연막탄을 터뜨리거나 화학무기 유무를 판별한다. 모퉁이를 돌기 전 목을 길게 빼 정탐하는 기능도 있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고 혼자 알아서 기지를 찾아온다. 미국이 개발한 '팩봇(packbot)'과 흡사하다.

◆ 지뢰탐지.제거 군사로봇=땅속에 묻힌 불발탄이나 대인.대전차 지뢰 등을 탐지하고 제거한다. 지뢰나 폭탄이 매설된 위치와 영상을 무선으로 본부에 송신한다. 연못을 건널 수 있다. 무게는 4.8t. 미 육군의 '미어캣(Meercat)'과 기능이 같으며 여단급 공병부대에 배치될 예정이다.

◆ 다목적 로봇=개처럼 땅을 기어다닌다고 해서 견마 로봇으로 불린다. 지뢰탐색.제거를 비롯, 정찰.경계.순찰 등 다목적 임무를 수행한다. 원격제어가 가능하고 동영상을 촬영해 기지로 전송할 수 있다. 중대.소대급 부대에서 활용할 계획이다.

◆ 중전투 및 화력지원 로봇=무인 전차와 유사한 로봇이다. 구경 100㎜ 이상의 직사포와 대전차 미사일, 기관총 등 중화기가 탑재된다. 영상 센서가 부착돼 악천후나 야간에도 적을 확인해 공격할 수 있다. 2025년께 개발되면 여단급 기계화부대에 배치될 예정이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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