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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한밤 연희동 뜬 윤석열…그 옆엔 '골목여지도' 모종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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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윤석열 전 검찰총장(오른쪽)이 1일 서울 서대문구 복합문화공간 연남장에서 모종린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와 지역 문화의 중요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날 두 사람의 만남은 유튜브 '장예찬TV'에서 소개됐다. 사진 유튜브 '장예찬TV'

윤석열 전 검찰총장(오른쪽)이 1일 서울 서대문구 복합문화공간 연남장에서 모종린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와 지역 문화의 중요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날 두 사람의 만남은 유튜브 '장예찬TV'에서 소개됐다. 사진 유튜브 '장예찬TV'

윤석열(61) 전 검찰총장이 잠행을 깨고 밖으로 나왔다.

‘골목길 경제학자’ 모종린 교수 동행 #윤 전 총장 알아본 시민들 인사 건네

윤 전 총장은 1일 저녁 2030이 즐겨 찾는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거리를 걸으며 시민들과 인사했다. ‘골목길 경제학자’로 불리는 모종린(60)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와 2030인 장예찬(33) 시사평론가가 동행했다.

윤 전 총장과 함께한 모 교수는 전국 곳곳을 다니며 골목길 상권 지도, 이른바 ‘골목여지도’를 완성한 것으로 유명세를 치렀다. 그는 경리단길과 익선동, 문래동 등 서울의 유명 골목 상권뿐 아니라 경남 거제의 옥태원길, 창원 용호등의 가로수길, 전남 순천의 역전길 등 전국 각지의 골목상권을 발굴해냈다. 모 교수가 이렇게 찾아낸 전국의 골목상권은 155곳에 이른다고 한다. 최근엔 골목상권의 중요성을 강조한 『머물고 싶은 동네가 뜬다』는 책도 출간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일 저녁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의 전시 공간인 '캐비넷 클럽'을 찾아 모종린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와 골목 상권 관련 대화를 나누는 모습. 좌측부터 윤 전 총장, 모 교수, 장예찬 시사평론가. 사진 유튜브 '장예찬TV'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일 저녁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의 전시 공간인 '캐비넷 클럽'을 찾아 모종린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와 골목 상권 관련 대화를 나누는 모습. 좌측부터 윤 전 총장, 모 교수, 장예찬 시사평론가. 사진 유튜브 '장예찬TV'

이날 세 사람은 연희동의 ‘연남장’에서 저녁 식사를 함께 했다. 이곳은 도시 재생 업체인 ‘어반플레이’가 운영하는 곳으로 지역 문화를 기반으로 한 창작자들과 동네 주민들을 연결하는 일종의 복합문화공간이다. 모 교수가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해선 이런 문화 공간이 필요하다”며 직접 이곳을 택했다고 했다.

이 자리에서 모 교수는 “우리나라엔 국가 산업만 있었지, 지역 산업은 존재하지 않았다”며 “특색있는 골목상권을 바탕으로 지역 경제를 살리는 것이 한국 경제의 새로운 대안이다. 이런 ‘동네 대기업’이 성장해 지역을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어 그는 “이렇게 자리를 잘 잡은 동네 문화가 전국 각 지역에도 퍼져야 한다”며 “공장 위주의 산단 도시에서 문화 도시로 변해야 지방에서도 젊은 사람들이 머무는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윤 전 총장은 “골목상권 살리기에 청년ㆍ자영업ㆍ지방 발전이란 3대 요소가 다 담겨있다”며 “청년들이 주축이 돼 골목상권이 뜨면 지역 경제와 자영업자가 동시에 살아날 수 있다”는 생각을 밝혔다고 한다. 윤 전 총장은 유명 건축가 유현준 홍익대 교수와의 최근 만남을 언급하며 “유 교수와 모 교수의 공통점이 도시 문화를 강조하는 것 같다. 도시 개발의 독과점과 규제를 풀어야 1인 가구, 2인 가구 등 변화하는 가구 특성에 따른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오른쪽)이 1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의 한 식당에서 모종린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와 마주 앉아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 유튜브 '장예찬TV'

윤석열 전 검찰총장(오른쪽)이 1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의 한 식당에서 모종린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와 마주 앉아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 유튜브 '장예찬TV'

식사를 마친 세 사람은 연희동 일대 장소를 옮겨 다니며 4시간가량 함께했다고 한다. 이들은 또 다른 문화 공간인 ‘캐비넷 클럽’을 찾아 전시 작품을 관람하고, 청년이 홀로 운영하는 식당을 찾아 술잔을 기울였다. 이 자리에서 모 교수는 “창업자와 소상공인은 존중 대상인데, 정부 정책을 보면 국가가 소상공인을 구박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고, 윤 전 총장은 귀담아 들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은 “골목 상권의 소상공인들이 스타가 될 수 있게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날 연희동 방문에서 보듯 윤 전 총장은 2030 세대와의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 지난달 24일엔 ‘블록체인’과 ‘코딩’ 등 IT 관련 스타트업을 운영 중인 2030 창업자들로부터 이른바 ‘미래 먹거리’ 산업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기도 했다. 이날 윤 전 총장은 “창의적인 청년들에게 지역 사회가 또 다른 도전과 기회의 장이 돼야 한다”며 “다양한 입장의 청년들을 더 많이 만나고 싶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고 한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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