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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쟁이’들은 암호화폐 쓴다…대마 일당 잡으니 5억원 ‘코인’

중앙일보

입력

특수한 프로그램이 있어야 접속할 수 있는 ‘다크웹’을 이용해 국내에서 대마를 사고판 일당 수백명을 경찰이 적발했다. 피의자들은 추적을 피하기 위해 다크웹을 이용하고 판매대금을 가상자산으로만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1일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국내에서 재배하거나 외국에서 몰래 들여온 대마를 다크웹상에 유통한 49명과 이를 가상자산으로 구매하거나 투약한 472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중 유통판매책 12명, 운반책 1명이 구속됐다. 총 피의자 521명 중 502명(96.3%)은 20~30대로 조사됐다.

경찰은 지난해 7월부터 대마 63.5kg(21만여회 흡연분), 생 대마 316주, 소량의 필로폰·코카인·케타민 등을 압수했다. 이중 대마 60.9kg, 생 대마 313주는 국내에서 5년째 운영되던 대마 재배 현장에서 발견했다. 수도권에 위치한 이 대마 농장은 유통·판매책 11명이 관리하고 있었다고 한다.

비대면 거래(일명 던지기)를 위해 숨겨둔 대마를 경찰이 발견한 모습. 서울경찰청

비대면 거래(일명 던지기)를 위해 숨겨둔 대마를 경찰이 발견한 모습. 서울경찰청

피의자들이 보관하던 5억8000만원 상당(5월 20일 시세 기준)의 암호화폐 등 가상자산도 압수됐다. 경찰은 지난해 7월 판매책을 조사하며 그가 보관 중이던 4억원 상당의 가상자산을 압수했다. 또 지난 4월 판매책 검거 현장에서 발견된 노트북에서 발견된 가상자산 1억 8000만원을 환수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의 모든 마약 거래는 가상자산으로 이뤄졌다. 또 이들은 판매책이 가상자산을 입금한 매수자에게 마약을 숨겨둔 위치를 알려주는 '던지기 수법'을 썼다고 한다.

한편 경찰은 피의자들이 공통으로 사용했다고 밝힌 다크웹사이트를 개설한 '외국인 총책'을 쫓고 있다. 이 사이트는 주로 마약 판매를 위해 개설된 사이트다. 아이디를 부여받은 뒤 개별적으로 활동이 가능하다고 한다. 경찰은 이 총책이 거주하는 국가를 특정한 뒤 현지 법집행기관과 국제공조수사를 벌이는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 가상자산과 인터넷 기술로 추적을 피할 수 있다는 생각이 확대되고 있다"며 "모든 범죄는 증거가 남기 마련이라는 점을 명심하고 호기심에 마약류에 손을 대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편광현 기자 pyun.gw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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