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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병상의 코멘터리

'코로나 유출론' 저명과학자 논문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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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상 기자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2017년 2월 23일 중국 우한연구소에서 스정리(외쪽)박사가 연구활동을 설명하고 있다. 스정리는 세계적인 박쥐 바이러스 전문가로 '배트우먼'이 별명이다.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연구도 그가 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2017년 2월 23일 중국 우한연구소에서 스정리(외쪽)박사가 연구활동을 설명하고 있다. 스정리는 세계적인 박쥐 바이러스 전문가로 '배트우먼'이 별명이다.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연구도 그가 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영국 노르웨이 저명 과학자 '코로나는 실험실서 만들었다'주장 #중국 우한연구소, 박쥐 바이러스를 인체감염 쉬운 변이 만들어

1.코로나가 중국 우한 바이러스연구소에서 만들어졌을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영국과 노르웨이 과학자가 공동연구한 결과를 영국 데일리메일이 29일 보도했습니다. 30일에는 영국 더타임즈가 ‘정보기관’을 인용해 실험실 유출설을 뒷받침하는 보도를 했습니다.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코로나 바이러스 출발지를 찾아라’고 지시하자 관련보도가 이어지네요.

2.데일리메일 보도는 저명한 과학자들의 연구결과라는 점에서 주목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실험실에서 만들어졌다’는 근거가 분명합니다. 앵거스 달글리시(영국 세인트조지의대 교수)와 노르웨이 버거 소렌센 박사는 22페이지 분량의 논문을 국제학술지(Quarterly Review of Biophysics Discovery)에 발표할 예정입니다.

3.논문에 따르면..우한연구소는 윈난성 동굴 박쥐의 바이러스를 이용해 인체에 치명적인 변종 바이러스로 개발했습니다.
기능강화(Gain of Function)라는 위험한 방식의 연구를 통해..이 연구방식은 독성강화나 변이 가능성이 우려되기에 엄격한 통제하에 시행되어야 합니다. 미국에선 한 때 금지되었던 실험방식입니다. 중국에선 통제가 느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4.이런 주장의 근거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과학적 분석결과입니다.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바이러스에서만 발견되는 흔적..지문(fingerprint)을 확인했다고 합니다. 예컨대..바이러스의 스파이크에서 발견된 4개의 아미노산이 모두 양(+)전하를 가지고 있는데..이는 음(-)전하인 신체에 잘 달라붙게 합니다. 그런데 자연상태에서 양전하 아미노산은 서로 밀어내는 성질 때문에 4개가 연속해 있는 건 불가능하답니다.

5.이들의 주장에 따르면..우한연구소는 2012년 중국 남서부 오지(윈난성) 동굴 박쥐가 보유한 바이러스에 새로운 스파이크를 심는 방식으로 변종을 만들어냈다고 합니다.
그리고 우한연구소는 이런 사실을 숨기기위해 관련자료를 폐기하거나 조작하고, 나아가 자연상태에서 바이러스가 변이해온 것처럼 보이기위해..박쥐 바이러스와 코로나 바이러스를 연결해줄 수 있는 중간단계의 바이러스까지 만든 것으로 추정됩니다. 일종의 역엔지니어링(retro-engineering)이랍니다.

6.사실 세계 과학자들 사이에선 실험실 유출가능성이 오래전부터 제기돼왔습니다.
박쥐에서 유래한 코로나 바이러스가 왜 동굴에서 수천km떨어진 우한에서 발생했나? 왜 하필이면 세계적인 코로나 바이러스 연구기관인 우한연구소에서 3km 떨어진 수산시장이 발원지인가? 왜 첫 환자가 우한연구소 연구원인가?

7.마침 우한연구소는 윈난성의 박쥐동굴에서 배설물을 청소하자 호흡곤란ㆍ고열로 숨진 광부 3명의 혈액을 받아 분석한 곳이며, 동굴 박쥐로부터 샘플을 채취해 새로운 바이러스를 찾아낸 곳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2015년 박쥐 바이러스를 이용해 인간의 호흡기 세포에 쉽게 침투할 수 있는 괴물 바이러스를 만들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8.그럼에도 불구하고 ‘우한연구소 유출설’은 그동안 본격적으로 제기되지 못했습니다.
일단 중국 정부가 강력하게 ‘유출설’을 부인하는데다..친중인사인 영국 동물학자 다자크(에코헬스얼아이언스 대표)가 과학자들의 연대서명을 받아 의학전문지 ‘란셋’에 ‘유출설은 비과학적 음모론’이란 주장을 펼친데다..마침 트럼프가 음모론을 주장하는 바람에 과학계가 더 외면했습니다. 과학자들은 ‘트럼프 같은 음모론자로 오해받을까 조심스러웠다’고 합니다.

9.그러다 미국의 WSJ이 정보기관의 비밀보고서를 인용해 ‘2019년 11월 우한연구소 연구원이 코로나에 걸렸다’는 보도를 하자 유출설이 힘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중국이 정보공개를 거부하는 상황에서 직접적인 증거확보는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중국이 의도적으로 생화학무기를 퍼트렸다’는 음모론까지는 아니지만..‘중국이 위험한 실험하다 사고쳤다’는 인식은 굳어질 듯합니다.
〈칼럼니스트〉
2021.05.30.